[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키보드를 치고, 돋보기를 쓴 할머니는 손을 들어 강사를 불렀다. 아이를 등원시키느라 늦게 강의실에 들어선 엄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까지. 강의실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구민들이 컴퓨터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강사는 수업을 진행하랴, 어르신들의 질문을 받느라 쉴 틈이 없었다. 옆자리에서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수강생들은 자연스럽게 일어나 도와주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강의는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다.
어르신들은 구글 크롬 앱을 열어 구글에 접속하는 화면부터 낯설어했다. 이어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나이’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자, 여기저기서 놀라운 탄성이 터졌다. “이게 내가 쓴 글로 만든 거라고요?” “정말 그림 같아요!” 생각보다 사실적이고 정교한 결과물에 수강생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사는 “무료 버전이라 한계가 있지만, 유료 버전은 훨씬 정교하다”고 설명하며 “AI에게 명확히 지시해야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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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천구의 정보화교육 수업 시간[사진=김혜원 기자] |
이 강의는 양천구가 구민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 중인 정보화교육 프로그램의 한 과정이다. 이번 수업은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컴퓨터와 스마트폰 기본 과정부터 자격증, 콘텐츠 제작 과정까지 폭넓게 구성돼 있다. 구 관계자는 “디지털 기초부터 실무 능력까지 단계별로 배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양천구의 정보화교육은 매달 접수 경쟁이 치열하다. 강의를 듣는 A씨는 “신청자가 워낙 많아 혹시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했다”라며 “운 좋게 추첨에 당첨돼 AI 수업을 듣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접수는 온라인 또는 전화로 가능하며, 양천구청 스마트정보과에서 전자추첨으로 수강생을 선정한다. 신규 참여자가 우선이며, 동일 과정을 여러 차례 들었다면 순위가 뒤로 밀린다. 결과는 홈페이지 공지와 문자로 안내된다.
수강 신청은 1인 1과정만 가능하며, 출석률이 70% 미만이거나 무단으로 불참할 경우 다음 추첨에서 제외될 수 있다. 취소자가 발생하면 대기자 순서에 따라 수강생이 변경되고, 대기자는 별도 연락을 받은 후 참여할 수 있다.
강의 후반부에는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7가지 장면으로 구성해 영상을 만들고, 휴대전화 앱으로 직접 편집하는 실습이 이어졌다. 수강생들은 구글 제미나이와 X의 ‘그록’을 활용해 자신만의 영상을 완성했다. “AI가 내가 말한 대로 영상을 만들어 주다니 신기하다”라며 한 어르신은 웃음을 지었다.
강사는 “AI로 만든 콘텐츠는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AI 생성물’임을 밝혀야 한다”며 윤리적 사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양천구의 정보화교육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세대 간 소통을 돕는 구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수강생은 “AI가 어렵게 느껴졌는데, 직접 해보니 흥미롭고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AI 시대에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는 수업이었지만, 강의실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서로 도우며 배우는 구민들의 모습 속에서 배움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양천구의 정보화교육이 세대의 벽을 낮추고, 더 많은 주민이 디지털 세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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