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AI가 대응하는 방법①
“한국 30년 후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 될 것”
“노동시장 및 시장 축소→사회분열로 이어질 것”
AI가 노동 생산성 높이기 위한 대응책으로 활용 예정
 |
| ▲10일 시작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에서 이상림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인구구조 변화와 AI'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 출처=루트임팩트] |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지금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 가장 젊습니다. 그런데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요. 앞으로 25년~30년 정도가 지나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될 겁니다.”
이상림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말했다. 그는 “작년에 58년 개띠라고 하는 베이비부머 1세대가 65세가 됐다. 이제부터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굉장히 큰 사이즈의 인구들이 노년기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들을 받쳐주는 젊은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로 점점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성수동 일대에서 열리는 크리에이티브×성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AI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컨퍼런스 첫날인 10일에는 ‘AI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주제로 진행됐다. 키노트 스피치는 이상림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맡았고, 연사 발표 및 패널 토크가 이어졌다.
지난해 출생아 수 23만명, 사망자 수 35만 2700명…인구절벽 현실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이고, 사망자수는 35만 2700명으로 확인되면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훨씬 앞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지역에는 사람이 남지 않는 지역소멸 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엄청난 일이 발생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농촌에 사람이 없으니 유통망이 무너지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노인들을 위한 보험 제도가 개편될 것이다.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이 적으니 조리병 대신 전문적인 조리사들에게 식사준비를 맡기게 되고, 대학 입시 제도도 개편된다는게 이상림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요즘 TV에 아르바이트 광고를 많이 하는데 그 이유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들어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세대는 대부분 2000년대 초반생들인데, 세대가 줄어들었으니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노인 인구가 증가했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당장은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젊고 건강한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치매 환자가 급격히 늘 것이고, 75세가 넘어가면 의료비의 증가로 인해 연금문제와 더불어 건강보험에 대한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지역소멸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도 설명했다. 지역에 사람이 떠나면 동시에 소비가 줄고, 자연스럽게 기업이 철수하게 되면서 일자리가 감소된다. 그러면 그나마 지역에 남아 있었던 다른 사람들도 떠날 수밖에 없다. 결국 생활 인프라가 무너지고, 학교가 폐교하며 교육 여건도 나빠진다. 악순환이 확장된다는 것. 이 연구원은 “특히 중산층이 지역을 먼저 떠날 것 이기에 지역의 빈곤화가 시작된다. 지역소멸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 활력, 경제활력과도 연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AI,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법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AI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를 통한 노인(중고령자) 대상 비즈니스가 많아지고,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공공이 수행했던 일이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AI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수요 파악 ▲사회 제도의 변화 ▲삶에 대한 이해와 기술제도의 결합 등 세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수요자들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고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앞으로의 노인들은 스스로의 건강 리스크 등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이기에 자신의 건강과, 그동안 축적해 둔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상황에 놓이기 될 것이다. 여기에 AI가 결합된 형태로 의료서비스, 자산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업이나 의료업이 다른 산업에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점차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이 늘어날 것이기에 AI를 하는 분들은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고 노인들의 적극적인 수요를 확인하며 대응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기술 필요한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기술의 개발, 기술의 발달로만 발전되는 게 아니라, 제도와 사람이 어떻게 결합하는지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발전하는 방향도 인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같이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
| ▲이상림 연구원의 발표가 끝난 뒤에는 사전질문과 현장 질문을 통해 인구구조가 우리의 일과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사진 출처=루트임팩트] |
발표가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이상림 연구원에게 질문하고, 이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간 내용 중 일부 질의응답 내용을 공개한다.
Q. 저출생·고령화 문제가 국가적인 문제인 것은 알겠지만, 개인의 생활에는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구감소, 인구구조의 변화가 정말 큰 문제인가요?
A. ‘우리나라의 인구가 감소해도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든다는 게 노인은 점점 많아지면서 사망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젊은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태어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인구 사이즈가 줄어드는 겁니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은 고령화의 한 현상이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즉 인구 사이즈가 줄어드는 것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출생아 수도 너무 줄어들고요. 즉 인구 사이즈의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거예요. 이 속도에 맞춰서 이해관계 조정이 빠르게 조정되야 하는데,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Q. 인구 구조의 변화가 민간 섹터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무엇일까요?
A. 새로운 기술에 새로운 수요가 생길 거예요. 어떤 종목이 뜬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겁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기회가 모든 섹터에 균등하게 오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불공정하고 불균등하게 올겁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요와 시장이 만들어질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Q.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떤 부분이 가장 기대 되는지 궁금 합니다.
A. 이건 상상의 영역입니다.(웃음) 기업들과 이야기 하며 느낀 부분을 말씀드리면 우리 사회의 화두는 생산성이 높고 더 효율적인 사회로 가는 거예요. 그게 우리의 방향성입니다. 때문에 AI 기술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노동력이 부족한 사회라고 하는데, 왜 정년 연장을 안 할까요? 수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중고령자에 대한 시장 수요가 없으니 아무니 정책적으로 정년을 연장한다고 해도 작동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노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이를 서포트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AI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이것은 기업이나 기술로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 정책과 함께 답을 찾아야 하죠. 그리고 우리가 ‘여기까지만 개발합시다’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죠. 적정 수준의 솔루션, 규제 들은 생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AI 등을 통해 거둔 수익이 사회적으로 환원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세금 형태가 될 수도 있겠네요. 아울러 AI가 고도화되고 연결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실수나 문제가 생겼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도 고민해 봐야 하고요. 그리고 민간에서의 AI와 공공영역의 AI는 다른 가치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 관점에서의 윤리성과 책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것은 공공 부문에 들어가는 AI를 개발할 때, 실현 시킬 때 항상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저작권자ⓒ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