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모여 제로가 되는 순간, 그 제로는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12월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이 문장은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왔다. 12월 13일(토),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그라브 갤러리 카페에서는 베이비박스를 위한 엔투엔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자선행사 ‘제로투하띠(Zero to Hatti)’가 열렸다. 행사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나눔’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가득 채워졌다.
행사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단순한 자선행사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와 감정이 흐르는 장면이 펼쳐졌다. 따뜻한 오렌지빛 컬러의 포스터와 손으로 그린 듯한 일러스트, 그리고 ‘베이비박스’라 적힌 상자 속 하트는 이 행사의 목적을 말없이 설명해 주고 있었다. 생명을 향한 존중, 그리고 포기 대신 선택된 보호의 의미였다.
이번 ‘제로투하띠’는 수익금 일부를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에 기부하는 행사로, 출산과 양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사회가 함께 품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특히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태어나는 생명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시민의 참여로 다시 묻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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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마켓 행사장 현장 |
행사장 한편에서는 17개 브랜드가 참여한 프리마켓이 종일 운영됐다. 육아·라이프스타일·핸드메이드·친환경 제품 등 다양한 브랜드 부스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이 물건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지킨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분위기였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대화 역시 물건 설명을 넘어 ‘베이비박스’와 ‘생명’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정우미 작가'와 함께하는 ‘베이비박스 스토리 전시’가 상시 진행됐다. 조용히 작품 앞에 멈춰 선 관람객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버려짐이 아닌 ‘보호’, 단절이 아닌 ‘연결’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그 앞에서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이를 안고 작품을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은 이 전시가 가진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행사의 정서적 중심에는 ‘다같이 앙상블’의 공연이 있었다. 오후 1시와 4시, 두 차례 진행된 공연은 단순한 클래식 연주가 아니었다. 음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 온 아티스트 그룹답게, 무대 위 연주는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렸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모차르트와 브람스의 「자장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중 ‘Erstarrung’, 그리고 ‘God is good’, ‘여정’, ‘걱정말아요 그대’까지 이어진 선곡은 생명, 위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관통했다.
공연이 끝난 후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일부 관객은 눈시울을 붉혔고, 아이를 품에 안은 부모들은 조용히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음악이 끝난 자리에 남은 것은 ‘공감’이었다.

이어진 베이비박스 소개 시간과 스타 애장품 경매, 럭키드로우 이벤트는 현장의 분위기를 다시 따뜻한 활기로 채웠다. 경매에 참여한 시민들은 가격보다 의미를 먼저 이야기했고, 럭키드로우에 당첨되지 않아도 웃으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누가 더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함께 나눈다’는 감각이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와 엔투엔 프로젝트가 주최·주관하고, 그라브갤러리&카페를 비롯한 후원 기관들이 뜻을 함께했다. 관계자들은 “제로투하띠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사랑이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나눔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엔투엔프로젝트는 마케터,브랜드,인플루언서,제조사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모여 NOW 현재에서 to NEW 미래로 나간다는 뜻으로
김의연기획자는 '오늘 이행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이야기 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건희님은 '10년전 베이비박스에 봉사를 다녀왔고 현재는 국제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오늘 그라브 갤러리 카페에서 '제로'는 결코 비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많은 사랑과 희망으로 채워진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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