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Mom′s 문화생활] 가을밤 적신 마림바 선율...PIK 퍼커션 트리오의 ′Autumn Vibes′

22일 오후 7시 30분 푸르지오아트홀서 열려
리베르탱고·앤더슨 메들리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 선보여

▲PIK 타악기 트리오의 연주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지난 22일 열린 푸르지오아트홀의 수요초대석 공연에는 피아이케이 타악기 트리오(PIK Percussion Trio)가 초청돼 무대에 올랐다. 박라영, 인아린, 김보미 등 세 명의 여성 타악기 주자가 함께 만든 이번 공연 'Autumn Vibes'는 깊이 있는 클래식 음악과 대중적인 매력을 동시에 담아낸 무대로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푸르지오아트홀 무대에는 마림바, 비브라폰과 같이 음정이 있는 유율 타악기와 베이스드럼, 톰톰, 봉고, 카혼, 심벌 등 스틱이나 손으로 두드려서 다양한 소리를 내는 무율 타악기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각기 다른 울림을 가진 타악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은 연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자아냈다.
 

▲게스트 연주자들과 함께 리베르탱고를 연주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연주의 사회자로 개그맨 이정수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정수는 자칫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각각의 곡마다 작곡가와 곡이 쓰인 배경, 특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관객의 이해를 도왔고 특유의 센스 있는 유머를 곁들여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고 활기차게 만들었다.

첫 곡 Ayame Hatano의 'CCC'는 세 연주자가 한 대의 마림바에서 자리를 바꿔가며 연주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시작됐다. 세 사람의 손끝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선율과 리듬은 긴장감과 여운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어진 Jackson Riffle의 'Cruisin’ Through Fire'에서는 세 연주자가 가운데 놓인 한 대의 베이스드럼과 세 대의 봉고와 톰톰을 연주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제목 그대로 불길 속을 질주하는 듯한 리듬의 향연은 객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세 번째로 연주된 곡인 Astor Piazzolla의 'Libertango'부터는 게스트로 참여한 타악기 연주자 김영은과 조찬현이 합류하며 더 입체적이고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었다. 무대를 꽉 채운 다섯 명의 연주자는 절제된 리듬과 유려한 선율을 오가며 탱고의 매혹적인 긴장감을 그들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Anderson Medley'에서는 르로이 앤더슨의 위트 있는 작품들에 타악기의 다양한 음색이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밝은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커피컵으로 연주하는 'Coffee Break'[사진=김보미 기자]

 

2부 순서는 보다 자유롭고 유쾌한 무대로 이어졌다. 2부 첫 곡으로 연주된 Mark Ford의 'Coffee Break'에서는 네 명의 연주자 각기 다른 크기의 커피컵을 두드리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어 피노키오, 뮬란, 주토피아 등 디즈니의 명곡들을 엮은 'Disney Medley'가 연주되자 관객들은 그때 그 시절의 디즈니 영화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겼다. Gaku Okachi의 'Danceable!'에서는 네 명의 연주자가 완벽한 호흡으로 춤추듯 유려한 멜로디를 연주해냈다.

마지막 곡 Rodrigo y Gabriela의 'Tamacun'은 공연의 백미였다. 강렬한 플라멩코 리듬과 록의 에너지를 타악기로 재해석한 이 곡은 폭발적인 피날레를 장식하며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앙코르로 청한 무대에서는 바리톤 김동규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연주됐다. 마림바의 잔잔하고 따뜻한 울림 속에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곡 'Tamacun'의 연주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공연이 끝난 뒤 무대 뒤에서 만난 타악기 연주자 인아린은 "좋은 기회로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관객들이 공감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들을 많이 개발해 클래식 타악기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들과 함께 이날 공연을 관람한 강씨는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마림바의 음색으로 다양한 클래식 곡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요즘 취미로 드럼을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 아들도 정말 집중해서 연주를 봤고 중간중간 사회자의 재치 있는 멘트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쌀쌀해지는 가을 저녁에 감성을 듬뿍 충전한 느낌이 들어서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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