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어린이공원 주변 금연구역 지정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몇 해 전 영국에서 담배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담배세를 올렸더니 신생아·유아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앤서니 래버티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공중보건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59개국의 신생아와 유아 사망률, 담배 과세, 국내 총생산, 출산율, 교육 접근성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담배세가 10% 포인트 증가하면 신생아 사명률이 2.6% 감소했고, 유아 사망률은 9%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만약 2018년 모든 국가가 담배세를 75%까지 끌어올렸다면 유아 사망을 23만1220명, 신생아 사망은 18만1970명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성인도 흡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사망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아직 몸집이 작은 영유아는 더더욱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세율을 75%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한국은 판매가격 대비 약 74%를 유지하고 있어 담배세를 더는 올리긴 힘들다. 흡연권을 보장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이들이 담배로 인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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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구역 지정 표지판을 부착하고 있다.[사진=영등포구] |
영등포구는 지난 1일부터 아동 시설 주변의 금연구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 복지시설의 경제선 3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는 ‘영등포구 금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를 근거로 한 것이다. 기존엔 유치원, 어린이집 시설의 경계선 10m 이내만 금연구역으로 해당됐다. 조례 개정 후 30m 이내로 금연구역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구는 관내 유치원 38개소, 어린이집 209개소, 아동복지시설 37개소 총 284개소의 시설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이를 알리기 위해 해당하는 모든 시설에 금연구역 지정 표지판을 부착하고 주요 지점 15곳엔 현수막을 게시한다. 더불어 영등포구청 누리집, 소식지, SNS 등을 활용해 구민들에게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금연구역 내에서 흡연 시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단 오는 15일 이전까진 위반 횟수 1회엔 과태료 부과 대신 계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구는 흡연자의 금연을 돕기 위해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금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흡연자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들을 마련해 금연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앞장서, 함께 사는 영등포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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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는 어린이공원 경계부터 반경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사진=서초구] |
서초구는 지난달 18일부터 어린이공원 경계부터 반경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구가 전국 최초다. 지정은 ‘서초구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에 따른 것으로, 대상은 어린이공원 72곳 주변 공공도로다. 단 공원 주변 사유지는 제외된다.
구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하고, 주민들이 건강한 일상을 누리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공원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도 반영된 것이라고. 지난 1월에서 2월까지 주민 등 234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가운데 89.1%가 ‘어린이공원 주변 금연구역 지정’에 찬성했다. 영·유아와 어린이 자녀를 둔 30~40대 여성 찬성률은 99.8%에 달했다.
구는 3개월 동안 계도기간을 거친 후, 오는 6월 19일부터는 단속을 통해 금연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계도기간엔 민·관 협력으로 금연인식 개선 등 집중 홍보를 펼친다. 구에서는 공원 주변에 홍보 현수막과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금연 단속원들을 통한 계도 활동을 강화한다. 여성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서초금연코칭단은 금연구역임을 알리고, 금연클리닉 참여를 안내한다. 공원을 이용하는 아이의 안전을 챙기는 놀이터보안관도 곳곳에 배치돼 흡연자를 계도할 예정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금연구역 지정을 통해 간접흡연으로부터 미래세대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전국의 금연문화를 선도하는 좋은 사례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연정책을 추진해, 건강한 도시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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