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한동안 하지 못했던 가족여행을 하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항공권을 구입해 둔 A씨는 출발일을 십여 일 앞두고 갑자기 운항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게 됐다. 알고 보니 여행사가 항공사의 항공편 운항 취소 정보를 A씨에게 전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이미 예약한 호텔과 식당 등 가족여행 일정을 급하게 변경하고,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등 피해를 입어야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국제선 좌석 공급을 대폭 늘려오던 국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공급 조절에 나서면서 일부 국제선 운항이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 구제는 총 213건으로 매월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 시점인 4월부터 월 60건 이상으로 전월 대비 2배 증가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소비자 피해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방역 정책이 변화…소비자 피해 유형과 요인도 변화
대체 항공편 지연 등 운항 취소 사례 ↑
최근 발생하는 소비자피해 유형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행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팬데믹에 따른 여객 수요의 감소로 인해 여객 노선이 축소 운항 되고 여행업계 인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항공 운항 취소·지연은 주로 항공기 안전 문제나 기상 사정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정기 노선이 회복되지 못하거나 대체 노선의 부족 등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항공 운항이 취소되면 코로나19 이전에는 24시간 이내 항공편이 제공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2일에서 최대 7일까지 일정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대체 항공편을 경유 노선으로 제공해 비행시간이 늘어나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항공권 가격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항공권을 계약했을 때와 운항 취소로 새로운 항공권을 다시 발권할 때 항공권에 가격 차이가 발생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의 손해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항공권의 왕복 노선이나 경유 노선 등을 각각 다른 항공사 또는 여행사를 이용해 계약하는 경우, 일부 노선의 운항 취소로 정상 운행하는 다른 노선을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배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여행사의 인력 부족…피해는 나 몰라라
코로나19로 인해 인력을 감축한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항공권과 관련한 주요 정보를 신속하게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많다. 여행사가 항공사의 항공편 운항 취소 정보를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지 않아, 소비자가 여행 일정을 급하게 변경하고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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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사 정보 고지 지연에 따른 피해 사례 [자료 소비자보호원] |
또한 서류 미비로 항공기 탑승 거부당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차이가 있으므로 소비자는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항공권을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접수 건 분석 결과, 소비자가 코로나19 관련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항공기 탑승을 거부당하거나 항공권 구매 전 입국 국가의 비자 및 출입국 정책을 확인하지 못하고 계약해 수수료를 부담하고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여객기 공급 등이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항공 운항 취소·변경이 잦을 수 있으므로 여행 2~3주 전 운항 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능하면 같은 항공사나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발권해 운항 취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방문 국가의 코로나19 정책 확인 후 항공권 구매, 탑승에 필요한 서류를 사전에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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