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저율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 누릴 수 있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 서울에서 중고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조씨는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사교육비가 정말 많이 들어요. 솔직히 요즘 저희 부부가 버는 돈의 대부분이 자녀들의 교육비로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라며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저희 부부의 노후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조씨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를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개설한 연금저축계좌는 어떤 상품일까? 금융감독원 누리집에 따르면 연금저축계좌란 일정 기간 납입하고 연금 형태로 인출할 경우 연금소득으로 과세되는 세제혜택 금융상품으로 금융회사 등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연금저축이라는 명칭으로 개설된 계좌를 의미한다. 1년에 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주식이나 펀드, TDF, MMF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매수하면서 투자를 이어나가다가 가입 후 5년이 지나고 만 55세가 된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국가가 세제 혜택과 과세 이연 혜택을 주는 이 계좌는 일정 금액을 저축함으로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금을 미루며 투자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금저축계좌로 노후를 대비하고 있는 이유다.
연금저축계좌는 연 600만 원 한도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거나 종합소득 4000만 원 이하라면 납입금의 16.5%를, 그 이상이라면 13.2%를 공제해 준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1년 동안 500만 원을 연금저축계좌에 납입했다면 그 납입금의 16.5%에 해당되는 82만5000원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세액공제는 연말정산 과정에서 세금을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매달 10만 원, 20만 원씩 소액을 적립하다가 연말에 한도를 채우기 위해 한꺼번에 큰 금액을 추가로 납입할 수도 있다. 만일 세액공제 한도 600만 원을 다 채운 후 추가적인 세액공제를 받고자 한다면 개인형 IRP 계좌를 하나 더 개설해 같은 방법으로 납입하면 추가로 300만 원만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연금저축계좌는 과세 이연이라는 또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 보통 일반 계좌에서는 매매차익이나 이자가 발생할 때마다 15.4%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에서는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고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어 수익률을 더욱 높이는 효과가 있다. 미뤄진 세금은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인출할 때 3.3~5.5%라는 아주 낮은 세율로 부과된다. 연금 수령 나이가 만 55세~만 70세 미만이면 5.5%, 만 70세~만 80세 미만이면 4.4%, 만 80세 이상이면 3.3%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렇게 세금에 혜택을 주는 대신 유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만약 연금저축계좌에서 중도에 돈을 인출하거나 계좌를 해지하게 되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돼 받았던 세제 혜택을 토해내야 한다. 다만 의료 목적이나 사망, 천재지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저축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할 경우 동 금액은 분리과세 연금소득으로 간주돼 연금소득 세율을 적용한다.
연금저축계좌의 개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계좌는 증권사 앱이나 영업점을 방문을 통해 개설할 수 있는데 이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 하나만 있으면 된다. 계좌를 개설한 후에는 계좌이체를 하듯이 앱에서 매달 납입하거나 한꺼번에 납입할 수 있으며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연금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한 종류의 자산군(전통자산 또는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등의 상품 △여러 종류의 자산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 재간접 펀드 등 상품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며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인 ETF(Exchange Traded Funds) 등이다. 개인이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과 과세 이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경제 유튜버 박곰희는 유튜브 채널 박곰희TV를 통해 "100세 시대, 세제 혜택을 받으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는 노후 빈곤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이라며 "지금 시작하면 먼 미래에 '그때 계좌 하나 잘 만들어 뒀구나'하는 안도감으로 따뜻한 노후를 맞게 될 것이다. 누군가 저에게 꼭 있어야 하는 계좌 딱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될 수 있는 이 연금 저축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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