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양천구에 사는 A씨는 추석을 맞이해 가족과 함께 포항 본가에 갈 예정이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고 고향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은 설렜으나 장거리 운전 걱정에 앞이 캄캄해졌다. 승용차 연식이 제법 오래돼어 먼 길을 가면서 ‘혹시라도 차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구청 주차장에서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을 운영한다는 안내문을 보게 됐다. 엔진오일·냉각수·배터리·타이어 공기압 같은 기본 항목은 물론, 와이퍼·전구 교체, 엔진오일·워셔액 보충, 배출가스 측정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간단한 정비는 현장에서 즉시 처리해 주고, 정밀 점검이 필요한 경우 정비업소 방문을 안내한다. A씨는 “온 가족이 차로 긴 시간을 가야 하는 만큼 점검을 받으면 마음이 놓일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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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천구는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을 운영한다.[사진=양천구] |
이처럼 서울 자치구를 비롯해 전국의 지자체도 추석 귀성객 안전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용인특례시는 장애인 차량을 대상으로 무상점검을 마련했다. 21일 역북동 가상현실 스포츠체험센터 주차장에서 점검을 진행했다. 이상일 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교통약자분들이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며 “앞으로도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눈에 띈다. 추석 연휴인 10월 4~7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전면 면제되고, KTX와 SRT 요금은 30~40% 할인된다. 귀성·귀경길 교통비 부담을 덜어 국민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연안여객선 148척을 대상으로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했다. 선체·기관·구명설비 등 주요 안전 설비는 물론, 승·하선 안전관리와 선상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카페리 선박에는 전용 소방설비를 단계적으로 비치하도록 제도를 개정하기도 했다. 여객선은 2026년, 내항화물선은 2027년, 외항화물선은 2028년까지 각각 전용 소방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인천시는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11일간 ‘추석 특별수송 기간’을 운영한다. 하루 평균 43만 명에 이를 것이 예상되는 대중교통 이용객을 위해 고속·시외버스와 연안 여객선을 증편하고, 도시철도 1·2호선과 서울지하철 7호선은 심야 시간까지 임시 열차를 투입한다. 버스·택시·지하철에 대한 안전 점검과 운수종사자 특별교육도 이뤄진다. 연휴 기간에는 특별교통대책 상황실이 가동돼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에 나선다. 여기에 인천 도심 민자 터널 통행료 면제, 전통시장 주변 도로 주·정차 허용 같은 생활 밀착형 지원책도 함께한다.
기업도 발 벗고 나섰다.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국 서비스 거점에서 ‘추석 특별 무상점검 서비스’를 운영한다. 엔진오일, 냉각수, 배터리, 공조장치, 타이어 마모 상태와 공기압, 등화장치, 브레이크와 패드 마모도 등 장거리 운행 필수 항목이 포함됐다. 워셔액도 무료로 보충해 준다. 사전에 각 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상점검 쿠폰을 발급받은 다음 블루핸즈(현대·제네시스)나 오토큐(기아)에서 점검받을 수 있다.
올해 추석은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최장 7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귀성뿐만 아니라 여행을 계획하는 가정도 많아 예년보다 도로가 더 붐빌 것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출발 전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하고, 워셔액과 냉각수를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며 사전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자체와 정부, 기업의 지원책을 활용한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 연휴를 더욱 든든하게 준비할 수 있다. 사전에 차량을 점검하는 일은 단순한 준비를 넘어 사랑하는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약속이다. 이번 추석, 많은 귀성객이 이 같은 제도를 활용해 사고 없는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 긴 여정 끝에 마주할 반가운 얼굴을 떠올리며, 모든 길 위에 안전이 함께하기를.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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