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쌓이면 다른 분야 수업도 할 수 있어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한 여성 가운데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의 46%가 경력 단절을 겪었다고 한다.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자녀 돌봄 때문에 경력 단절이 되는 경우는 감소했으나 고령화 영향으로 ‘가족 돌봄’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는 늘었다. 일과 가정을 함께 돌보는 책임을 주로 여성이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력 보유 여성이 다시 경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할 적에 이런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 경력 단절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 40대 중반 이상 여성의 경우 직업을 구하려면 관련 교육을 오랫동안 들어야 하거나 한정된 서비스 직군에만 취업이 가능하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다양한 분야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40대 이우리 씨는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이 재취업을 위해 선택할 직업으로 ‘현장체험학습 강사’를 추천했다.
현장 체험 학습 강사는 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다양한 대상에게 역사기행, 생태체험 등 체험학습을 지도하고 인솔한다. 강사는 사전답사와 관련 공부를 통해 체험학습 진행 시 필요한 부분을 준비한다. 또 체험학습에 필요한 정보 역시 수집해 직접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한 뒤 오전 시간에 무엇을 해 보면 좋을까 고민하다 집 근처 강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았다. 당시 ‘현장체험학습 강사 양성 과정’의 수강생을 모집했는데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수강 신청을 했다. 어릴 적부터 역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이 씨는 수업을 들으며 점점 흥미를 갖게 돼 한국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또 국내의 명소를 소개하거나 안내하는 데 필요할 것 같아 ‘국내여행안내사’ 자격증도 땄다. 양성 과정을 수료한 뒤에는 교육받은 강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업체와 면접을 본 다음 강사로 취업했다.
이 씨는 동갑내기 아이 11명으로 구성된 첫 팀을 맡아 궁궐, 박물관 등 역사 현장을 함께 다녔다. 한 달에 한 번씩 다니다가 맡은 팀이 늘어나니 일하는 날도 많아졌다. 청소년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다 보니 내친김에 ‘청소년진로상담사’ 공부를 시작했다.
이 씨는 “공부와 경제 활동을 한번 시작하고 나니 그 이후부터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자격증 취득 이후에는 초등학교에서 진로와 드론 조종체험, 그리고 4차산업 수업 등을 맡아 가르치러 다녔다.
최근에는 5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사 양성 과정의 강사로 일했다. 이 씨는 “강사로서 경력이 쌓이니 자신감도 생기고 다른 분야 수업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 씨는 현장체험학습 강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엄마들이 단기간에 배워서 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또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 근무를 할 수 있으며 강사 본인이 날짜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자녀나 가족 돌봄의 책임을 맡은 여성에게 적합하다. 이 씨는 “보통 수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 경우가 많은데 자녀를 학교나 유치원에 보낸 뒤에 할 수 있는 시간대라 일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로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남정아 교육 담당자 역시 맘스커리어와의 인터뷰에서 “경력 보유 여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라며 “장기간 교육을 부담스러워해 단기간 교육받아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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