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회적경제기업 자조 환경 마련 필요성’에 공감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기존의 선배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정부정책이나 중간지원조직 등의 우산 아래에서 성장하고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이제 정책 기조도 많이 변화됐고, 우리 스스로 자조할 수 있는 우산 조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김지영 (재)대구사회가치금융 상임이사(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구사회가치금융이 출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공제부금을 기본적인 재단의 사업 모델로 가져가되, 선배 기업이나 매출 규모가 큰 기업에서 지역의 후배 기업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보자는 제안이 선배 기업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했다.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 1호기업은 무한상사사회적협동조합이, SE골든스폰서 1호는 백승대 달구벌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됐다.[사진 출처=(재)대구사회가치금융] |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 조성 제안
(재)대구사회가치금융(이하 재단)이 이달 10일~12일 진행된 대구사회적경제워크숍에서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는 대구 지역에 있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종사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조성되는 자조기금이다. 기업(조직)은 물론, 개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개인 참여를 처음 제안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백승대 달구벌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사회적경제기업 중에는 경영적으로 매우 능숙한 기업이 많지 않다 보니, 그들 기업(조직)에게 각각의 기업(조직)의 이름으로 출연하라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기업(조직)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뜻있는 개인도 참여해서 기금을 모으는 것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개인 참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개인은 출연을 하는 게 아니라 기부하는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 참여 기업은 매년 매출의 0.1% 또는 영업수익의 1%를 기금으로 출연한다. 개인 참여자는 ‘SE골든스폰서’가 되어 재단에 자율적인 기부로 참여할 수 있다.
무한상사사회적협동조합이 1000만 원의 기금을 출연하며 임팩트펀드 1호기업이 됐고, (사)대구광역시사회적기업협의회, (사)인디053이 500만 원의 기금 출연을 약속하며 임팩트펀드 2호, 3호 자리를 예약했다. 백승대 달구벌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100만 원을 쾌척하며 1호 ‘SE골든스폰서’가 됐다.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 운용,[이미지 출처=(재)대구사회가치금융 홈페이지 캡처] |
조성된 기금은 대구 지역의 후배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위해 사용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대구지역의 후배 사회적경제기업 견인 ▲대구 지역 안에서 (사회적경제)거점 마련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우리 안에서 시스템이 유지·작동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도와보자는데 의견을 모았고, 또 모든 정책·제도가 사라지고 예산이 없어지면서 후배기업들은 (운영하기)어려운 상황이기에 조성된 기금으로 후배기업을 견인하려고 한다”고 했다. 백승대 회장 역시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을 해주는 등 활동을 지원해 주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지영 상임이사는 “또한 ‘대구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이 불발되면서 우리 스스로 조성한 기금으로 거점을 만들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입주하고, 그 안에서 지역 혁신을 위한 여러 일을 상상해 보려고 한다”면서 “우리(지역)안에서 커먼즈를 계속 생성해 낼 수 있는 하나의 거점 공간을 마련해 보자는 생각으로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를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가 신용이 되고, 가치가 담보가 된다’
“‘관계가 신용이 되고 가치가 담보가 된다’는 게 재단의 설립 가치거든요. 대구사회가치금융은 (재단의 설립 가치처럼) 관계가 신용이 되고, 우리가 추구하고 해결하려는 사회적 가치가 담보가 되는 것을 실천적으로 실행하는 지역 유일의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이라는 자부심을 우리 지역의 사회적경제인 모두가 갖고 있습니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신뢰를 주고 있는 만큼 우리 재단이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조직화하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돈이 창출하는 이익보다 사실 돈이 어떻게 가치 있게 쓰여 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선배기업들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힘든 시기에 우리 재단이 비빌 언덕이 되어서 더 큰 서클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승대 회장 역시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러니 기금 조성에 협력해주면 좋겠다”면서“지역에 함께 살고 계시는 분들이 지역공동체라는 인식 속에서 기금 공동체를 마련하는 데 함께 참여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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