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페어런팅나우 대표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모든 부모의 아이에 대한 사랑의 크기는 비슷하니까. 밀도 있게 같이 시간을 보내면 우리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 아이에 대해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6세, 3세 두 자녀를 키우는 김하늘 페어런팅나우 대표는 음성 AI 기반 육아 플랫폼을 구축하느라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엄마’라는 경력과 과거 개발자로 일했던 경험을 접목시켜 예비부모 또는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과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페어런팅나우는 ‘2024 아이디어 발전소: 여성친화 목적지향기업으로 창직하라!’ 프로그램에서 더 나은 내일 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사실 상을 수상한 날이 내 생일이었다.(웃음) 생일에 큰 상을 받게 되어서 이 일을 진짜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참 행복하게 생일을 보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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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페어런팅나우 대표.[사진=박미리 기자] |
“‘엄마’라는 경력과 이전에 일했던 ‘개발자’라는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은 거죠”
김하늘 대표에게 페어런팅나우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묻자 “나의 경력을 살린 일을 찾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이전에 개발자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첫째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으로 퇴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개발자라는 나의 일을 굉장히 좋아했지만 직장인으로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면서 동시에 두 아이에게 제가 생각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퇴사를 하고 나서 다른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엄마라는 경력과 개발자의 경력을 같이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새로운 일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 다양한 방향을 고민했지만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즈음 ‘2024 아이디어 발전소’ 프로그램을 알게됐다. 김하늘 대표는 “차라리 내가 엄마로서의 경험을 살려서 창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갖춰지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아이디어 발전소와 꼭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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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대표는 현재 앱 서비스를 개발중이다.[사진출처=김하늘 페어런팅나우 대표] |
부모 마음 꾹꾹 눌러 담아낸 ‘음성 AI 기반 아이의 생활습관 형성’ 프로그램
김 대표는 자신의 경험담을 꺼내며 “큰 아이가 18개월 때 회사에 재입사했다. 그전에는 TV를 아예 안 틀었는데, 일을 하면서 아이를 봐야 하니 자연스럽게 영상 노출을 시작하게 됐다. TV나 핸드폰으로 영상을 틀어주면 조용하니까”라고했다. 그러면서 “퇴사를 하고 3개월간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다. TV를 끄고 아이에게 집중했다. 힘들었지만 아이도 정말 많이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아이에게 영상을 노출한 영향으로 언어발달지연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부모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그대로 흡수해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부모가 핸드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보고 따라 하는 거죠.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겠지만 부모들도 핸드폰을 멀리해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페어런팅나우는 음성 AI 기반의 앱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아이의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단순하게 음성 콘텐츠로만 제공하면 듣고 그냥 흘려지나가는 게 많은 것 같아서 음성으로 ‘이제 우리 밥 먹을 시간이야’처럼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앱은 부모의 핸드폰에서 실행되게 해서 부모가 최대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페어런팅나우의 앱 서비스는 현재 세부적인 개발 기획 단계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아동발달전문가나 가족상담전문가 등에게 자문도 구할 예정이다. 그는 “아이에게 정말 집중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아이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길”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개발 중인 앱이 상용화되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이에게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고, 아이를 정말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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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런팅나우는 2024 아이디어 발전소에서 더 나은 내일 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김하늘 대표, 김진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서울수도권총괄본부장, 김하늘 대표의 남편이 수상을 기념하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사진=박미리 기자] |
“정말 새로운 출발을 해보고 싶다면 출산과 육아의 시간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볼 수 있는 너무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도전해보기도 좋고요.”
퇴사를 하고 아이에게 집중하는 3개월간 아이가 변화하는 게 보이면서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는 김하늘 대표. 하지만 동시에 “내 커리어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걱정도 굉장히 컸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과거 불안함 때문에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부동산에 대해 조금 더 학습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했다. 부동산을 운영하려는 목적은 아니었지만, 만약에 전부 다 안되더라도 하나는 남는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부동산 분야를 공부하면서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안감도 줄어들었다. 나는 아이만 보고 있지 않다. 나도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들 중에는 유튜브 영상을 올리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뭔가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내 눈에는 ‘액티브 맘(Active mom)’으로 보이는 분들이 너무 많다”면서 “만약 내가 복직이나 재취업을 했다면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이 갭이어(Gap year:현재 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는 시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웃었다.
“크지 않더라도 계속 찾아보고 도전하면서 하면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청난 인내심과 이해력을 갖게 되거든요. ‘뭘 못 하겠어?’라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웃음) 그러니까 그런 마음으로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자꾸 뭔가 도전하면서 성공의 경험을 하다 보면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러면서 더 큰 도전을 하게 될 거고요. 꼭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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