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기고] 독서 삼매경, 할아버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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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서 삼매경, 할아버지 마음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 기사승인 : 2023-11-16 1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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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맘스커리어=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독서 삼매경이다. 220여 년 전 반호공 선조님은 관직을 마치시고 낙향하시면서 겸재선생이 그리신 임천고암(林川鼓岩) 배경지인 부여군 세도면 반조원리 백마강변에 반호정사(盤湖精舍)와 삼의당(三宜堂)을 지으시고 말년을 보내셨다. 삼의당의 삼의(三宜)는 밭 갈기 좋고 독서하기 좋고 낚시하기 좋다는 의미다. 

 

기름진 옥토에서 농사를 짓고 물고기 잡아 붕어 매운탕에 세월을 낚기도 하시고 때로는 책을 읽고 벗들과 학문을 논하며 금강산에도 다녀오셨다. 반호 할아버지 덕분에 고택과 고목과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에서 봄날에는 낚시대 들고, 여름이면 시원한 연리목 아래 삼겹살을 굽고, 가을이면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지헌유고 문집 펼쳐 공자왈 맹자왈 중얼거리니 선조님 잘 계셨던 것도 축복이요 행복이다.

 

새벽 6시 출근, 밤 10시 퇴근의 생활에서 벗어난 지 어느덧 반년. 고향 언덕 노오란 은행잎도 한잎 두잎 백마강 강물 위로 흩날린다. 독서의 계절 먼지 쌓인 책장에서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 한  권 들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오래전 하늘 같은 직장 선배님께서 출간하신 책이다. 제목의 108 숫자가 범상치 않다. 분명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에서 인용되었을 듯하다. 먼저 머리글과 목차를 읽는다. 눈에 띄는 소제목 '할아버지의 마음' 부분을 먼저 펼친다.

 

책 내용이다. 은퇴한 60대 할아버지들이 점심 모임 후 3~4시 정도 되면 한 명 두 명 서둘러 일어난다. 한참 탁배기 서너잔 기분 좋게 드시며 "내가 왕년에 말이지" 하며 그 옛적 무용담을 신나게 읊을 때쯤 한두 분이 꼭 판을 깨는 바, “이 봐유. 박 지점장. 뭐가 그리 바빠 일찍 일어나는겨?" 라는 질문에 "여보시게 김 박사, 이 카톡 사진 속의 아이가 내 손주일세, 얼른 들어가 이놈 잠들기 전에 얼굴 한번 봐야 돼." 손주가 없거나 아직 자식들이 미혼인 경우는 그 느낌을 알 수가 없다. 아니 알 리가 없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자식들 출산과 성장할 때 잦은 야근과 음주로 맨날 밤 12시 귀가했으니 아이들이 책을 읽는지 밥은 먹는지 학교는 잘 다니는지 모두 아이 엄마 몫이었고 아빠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마치 그 옛날 부모님 말씀처럼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듯이.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 속에 저자께서는 '지금 알게 되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에서 후회막심 한탄스러운 마음뿐이라 몇 번을 언급했다. ”손주를 얻은 기쁨은 자기 자식을 얻었을 때 보다 열 배는 더 기뻤고, 손주들 교육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는 것도 좋겠다"고 하신다. 

 

그 이유는 부모가 자기 자식을 보는 눈이 현미경이라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는 눈은 망원경이라 하듯 부모의 감정적 대응보다 칭찬과 격려 등 인생의 풍부한 경륜과 지혜와 사랑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자께서 할아버지가 되어보니 명절 때 등 아이들이 시험공부 데리고 오지 못했다고 말씀드릴 때 그리도 마음 아파하시던 그의 아버지 모습에 절로 난다고, 그 마음을 이제야 철이 들어 느끼게 되었다고. 

 

‘손자 손녀를 둔 이 땅의 젊은 부부님들이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당신의 손자 손녀 자주 만나도록 더 많은 시간 할애해 주세요.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 저자 할아버지의 후회함처럼 우리도 그렇게 느끼는 시간이 그리 멀지 않음을 깊게 생각합시다.

 

‘이 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여’ 당신이 낳은 자녀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손자 손녀 더 많이 사랑해 주시지요. 특별히 할아버지들은 본인의 자녀 키울 때 관심 밖이었던 시간 을 잘 상기하여 손자 손녀 두배 아니 열배 이상 더 큰 사랑을 줍시다. 주말에는 자식 부부들이 한 시간이라도 더 놀아 둘째 손주를 만들도록 특별히 더 배려 해 줍시다. 그 길이 출산율 높이고 애국하는 길이지요. 따지고 보니 우리를 철들게 하는 것이 108가지 이야기는 그 선배님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이야기이고 이 시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다. 저 책을 읽으니 이제는 나도 조금은 철이 날려나 보다. 

 

나 또한 가까운 날 손주 손녀 데리고 반호 선조님 산소 찾아 성묘 드려야겠다. 좋은 유산 남겨주셔서 감사드리며 8대 후손 손주 손녀 잘 성장하도록 할아버지 기운 나누어 달라고 인사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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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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