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10년 안에 사교육 사라진다고 말해 화제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 둘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던 경력보유 여성 서씨는 최근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두 아이의 사교육비를 위해서다. 서씨는 "지난해 갑상선 수술을 받은 후로 사실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제부터 들어갈 두 아이의 학원비를 생각하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올해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육아맘 조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중에 들어갈 학원비를 위해 틈틈이 저축을 해왔다. 조씨는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과목당 학원비는 상상 이상으로 비싸졌고 모아 둔 돈은 방학 특강을 몇 번 보내고 나니 다 없어졌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은 '사교육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교육이 발전한 나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사교육비는 22조9538억 원, 학생 1인 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41만 원,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집계됐다.
주위를 둘러봐도 하교 후에 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학원을 다녀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코딩·스피치·성악·리듬체조·웹툰 등 사교육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사교육비는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통의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녀의 교육비는 지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방과 후 학교·늘봄 학교 등 방과 후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많이 탄탄해졌고 공교육 시스템 또한 상당한 발전을 이뤘음에도 대한민국의 사교육 시장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공교육이 부재했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 활성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자녀의 교육에 열정적인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경쟁에서 뒤처질 것 같다는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한글과 영어·숫자를 가르치고 전인적인 발달을 위해 음악·미술·체육 등 다양한 예체능 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자녀가 학령기에 접어들고 본격적인 입시를 준비하게 되면 사교육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다. 대치동·목동 등 교육 특구의 대형 학원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유명한 강사의 강의를 찾아다니며 먼 거리의 통학도 불사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호텔과 연계된 대치동 학원의 방학 특강을 신청해 서울로 단기 유학을 오기도 한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의 풍경과 꺾일 줄 모르는 부모들의 교육열을 놓고 보면 대한민국의 사교육 시장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만 같다.
그러나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손 회장은 유튜브 채널 '월급쟁이부자들TV'에 출연해 "우리는 현재 유튜브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시대,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저성장 시대,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 한국적인 사교육은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사교육에서는 의대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저는 이런 현상을 사교육의 마지막 열풍, 마지막 불꽃으로 본다. 이 현상이 10년 정도 지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끊어질 것"이라며 "챗GPT와 같은 AI가 발전하면서 교육도 자유재가 될 것이고 2035년 정도가 되면 저출생으로 인해 수도권의 대학도 미달이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 자체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분위기에 휩쓸려 아이들에게 분별없는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공부 말고도 길은 많고 앞으로는 학벌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자녀 교육은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손 회장의 예상대로 대한민국의 사교육이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사교육도 변화를 직면해야 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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