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돌봄서비스 공백을 메우는 서울형 틈새아이돌봄 지원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조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일수록 성적이 좋았으며 성인이 된 후에도 성취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사 대표 등은 어릴 적 할머니가 양육했다고 한다.
한국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며 손주를 돌보고 가르치는 조부모 역시 많아지는 추세다. 2015년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조부모의 비자발적 육아 참여율은 76%로 하루 육아시간은 7시간이었다. 이 가운데 조부모가 양육 참여 후 양육비를 받는 경우는 41%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친인척 돌봄을 활성화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을 시작했다. 지원 대상은 24~36개월 영아가 있는 중위 150% 이하 양육공백 가정으로 월 30만 원씩 최대 11개월간 지원한다. 영아 2명은 45만 원, 3명일 경우 60만 원을 받는다. 친인척이 돌봐 주기 어렵다면 시에서 지정한 서비스 제공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맘시터와 돌봄플러스, 우리동네 돌봄 히어로 등 3개 기관이다.
시는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을 시행한 지 3달 만에 3872명이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그중 친인척은 3724명, 민간 업체를 이용한 사람은 148명이다.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97.7%가 이 서비스를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경기도, 경상북도, 세종시 등에서는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서비스를 이용한 A씨는 “싱글맘으로 33개월 쌍둥이를 키우며 외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을 돌봐 주는 친정어머니께 돌봄비를 드리기 어려웠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드릴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며 “어머니 역시 이전과 달리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근로’로 인정받는 등 보람이 느낀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간호사 C씨는 아이가 열이 나니 데려가라는 어린이집의 연락을 받았다.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어 당장 퇴근은 어려웠고 남편 역시 직장이 멀어 시간이 소요됐다. 어린이집에서는 다른 아이의 감염이 우려된다며 당장 하원하길 바랐다. 결국 C씨의 친정아버지가 부랴부랴 달려와 아이를 하원시킨 뒤 병원에 데려갔다. C씨는 “어린이집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맞벌이 부부는 막막하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부모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형 틈새 아이돌봄 서비스’를 10개 자치구에서 실시하고 있다. 등하원 돌봄과 아픈 아이 돌봄, 영아 돌봄 등 서비스 3종이다. 시는 아이돌봄을 이용하는 부모의 의견을 토대로 이용은 쉽고 돌보미의 전문성은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맞벌이 가정은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등하원 시간대엔 돌보미를 신청하더라도 대기가정이 많아 당장 이용할 수가 없었다. 또 수당이 낮아 돌보미들은 활동을 꺼리기도 했다.
시는 시비를 지급해 아이돌봄서비스의 틈새를 개선했다. 등하원 전담 아이돌봄 서비스를 위해 전담 돌보미 300명을 지정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등원 준비를 돕고 함께 등원했다. 아픈 아이 전담 아이돌봄 서비스를 통해 아이가 병원 가야 할 경우 돌보미가 동행하거나 가정에서 돌봄을 제공했다. 아이가 36개월 이하인 영아를 대상으로 영아돌봄 경험이 풍부한 영아전담 돌보미의 돌봄 서비스도 제공했다. 기존 아이돌봄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고 부모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 ‘서울형 틈새 아이돌봄 3종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다.
10개월 만에 영아 돌봄 3290명, 등하원 돌봄 803명, 아픈아이 돌봄 582명이 이용했으며 등하원 대기가정은 41.5%가 감소됐다. 이용자는 “전문성 있는 전문 돌보미 연계로 정서적 안정감이 있어 좋고 전문적 영아놀이, 이유식 방법 등을 안내해 줘서 좋았다”라고 평을 남겼다. 돌보미 역시 “등하원 시간대 단기간 근로를 하지만 이에 대해 보상이 있어서 좋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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