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첫 번째 행사 열려…‘임팩트 네트워크’ 주제로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이전에는 연대와 협력으로, 최근에는 콜렉티브 임팩트로 표현되고 있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있어서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오늘 사례로 들을 이야기들도 복잡한 문제들이고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지혜를 모으고 경험을 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김대훈 사회연대경제교육원 이사(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이 임팩트 네트워크를 주제로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어떤 태도나 지향을 공유해야 (더 건강한)임팩트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고민하려고 한다”고 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2월 개원한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연대경제교육원(이하 교육원)이 연중 기획포럼으로 월간불턱(BULTUK)을 시작했다.(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쉬거나 식사를 하는 등을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을 말한다.) 28일 종로구에 소재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사옥 4층에서는 월간불턱 첫 번째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희 마이오렌지 임팩트부문 대표, 공익법단체 두루 한상원 변호사, 오수산나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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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마이오렌지 임팩트부문 대표가 설명하는 '임팩트 네트워크'.[사진=박미리 기자] |
왜, 지금, 임팩트 네트워크인가.
이명희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번역한 책 ‘임팩트 네트워크’를 통해 임팩트 네트워크가 건강하게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임팩트 네트워크에서 ‘임팩트’는 사회 환경적인 영향에서 정해 놓은 성과를 추가로 달성해서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함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시대에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삶에 필요한 지속적인 긍정적 변화를 함께 만들어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임팩트 네트워크’라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책에서는 임팩트 네트워크를 세 개의 네트워크로 분류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는 학습 네트워크 ▲실천과 행동하는 액션 네트워크 ▲학습네트워크와 액션 네트워크가 혼재된 무브먼트 네트워크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콜렉티브 임팩트’는 무브먼트 네트워크 형태에 속한다.
이같은 임팩트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마인드셋이 가장 중요하다. 공동의 목적을 중심으로 그 목적을 통해서 다양한 단체나 조직들이 모일 때 네트워크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어떻게 산발되서 다양한 중심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각자의 조직의 기능이나 성장이 아닌 임팩트 자체를 키우겠다’고 생각하면 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목적과 관계를 공유하는 데 고도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조직해야 한다. 그래야만 각각의 단체가 자기조직화를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내가 아니다 라고 말하며 그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하는 네트워크 리더들 보신적 있나요?”
사실 함께 한다는 건 어렵다. 협력, 협동도 어렵다. 이명희 대표는 우리가 협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함께할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목표에 대한 이해와 정의가 다르며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모인 것이다. 남이 생각하지 못한 솔루션을 찾는 데 지도가 중요할까 나침반이 중요할까라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지도는 (정보가)이미 다 나와 있지만, 새로 생긴 지진으로 나타난 틈은 발견하지 못한다. 우리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방향과 목적을 확실히 알고 그에 맞춰서 움직이는 나침반이 있어야 새로운 게 만들어진다”고 했다.
중요한건 임팩트 네트워크 리더십이다. 이명희 대표는 임팩트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리더십을 ▲자기조직화 장려 ▲창발(나타남) 장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발을 하는 것은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이 두려움을 받아들이기 위해 책에서는 두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이명희 대표는 “첫번 째는 굵고 넓은 다리를 만들어서 다양한 사람에게 연결되도록 하고, 두 번째는 항상 여유를 두고, 위기 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미래를 감지하라'는 말을 번역할 때 어려웠다. 미래를 감지하는 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있다는 말이다. 즉,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면 그 안에 어떤 미래를 감지할만한 힌트나 솔루션을 만들만한 힌트가 있다는 거다. 그것을 감지하고 과감하게 실험에 참여하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임팩트 네트워크가 왜 필요할까. 이 대표는 “작게 시작할 수 있지만, 더 큰 무언가로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송이 하나는 육각형 모양의 하나이지만, 여러개가 모여서 큰 눈을 이루고, 세상은 그걸로 많이 이뤄져있는 것처럼 이 안에서 임팩트 네트워크도 새로운 모델을 하나 만들면 사람과 조직이 새로운 방식으로 참여하고 정부와 자원이 새로운 방식으로 흐르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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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단체 두루 한상원 변호사가 모두의1층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미리 기자] |
임팩트 네트워크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례공유
공익법단체 두루(이하 두루)에서 진행하는 모두의1층은 성수동을 비롯한 서울시 전역을 다니며,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두루에서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이 협력해 사업을 진행했다.
두루는 1층에 있는 매장에 휠체어를 비롯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를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했고, 승소했다. 또한 경사로 설치에 대한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시행령 개정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시행령을 시행한 이후부터 신축, 증축하는 건물들을 대상으로만 적용되다 보니, 몇십 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모두의1층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를 비롯해 많은 매장에 경사로를 설치할 수 있었다.
모두의 1층은 두루를 중심으로 아산나눔재단이 지원했고, 협동조합 무의와 실태조사를, 미션잇과 함께 디자인 등을 고려한 홈페이지 등을 구축했고, 브라이트 건축사사무소가 공사를 맡았다. 성동구청에서도 지원했다. 이외에도 많은 기관과 기업, 개인이 모여 모두의 1층 프로젝트를 위한 임팩트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한상원 변호사는 “사실 모든 것을 우리가 다 했다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서로 같이 할 수 있는 영역 내에서 협력을 통해서 사업을 같이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례는 오수산나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사무처장이 발표했다. 시민발전협동조합은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발전소를 만들고 전력을 생산해서 전기를 쓴다.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는 2014년 결성됐고, 2030년까지의 목표는 발전소 1천개 300만 조합원, 3GW 발전용량를 만든다는 목표다. 오수산나 사무처장은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세력을 불려야 했다. 단위조합에서 협동조합연합회를 만들게 된 것도 단위조합에서 해결하기 어려운것까지 같이 해결해 보자. 나아가서는 정치인들과도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였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에 대해 단순한 민원으로만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오 사무처장은 “그래서 세력을 만들고 이제 전 국민이 다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갈 것이기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제도가 우리만의 제도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이니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계속 달리고 있다”고 했다.
연합회는 지역의 협동조합들이 ‘협동조합 방식’대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역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만들고, 성장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 오 사무처장은 “하나의 사례가 성공을 하게 되면 곳곳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이 되고, 주민이 발전소를 짓는데도 참여함으로써 수용성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면서 “시민참여 협동조합 방식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안을 하고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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