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육아맘 강씨는 매달 1~2번은 꼭 아이와 함께 뮤지컬, 전시 등을 찾는다. 강씨는 "아이와 함께 연극을 보러 가거나 미술관에서 전시와 연계된 체험을 하면 서로 대화가 많아져서 좋아요. 아이 성격도 밝아지는 것 같고요. 문화 예술 경험은 그냥 여가가 아니라 교육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아이가 예술을 통해 스스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걸 보면 예술 경험이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큰 것 같아요. 지역에 문화 예술축제나 가격이 비싸지 않은 문화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는 문화 예술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에는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2023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들은 1인당 연평균 10만 원의 문화비를 지출하며 1년에 4~5회 문화 예술 관람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대비 지출 비용과 관람 횟수에서 각각 36.5%, 9.5%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문화향유 활동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문화생활 비용 지출이 가장 높은 집단은 3040 기혼 여성으로 이들은 연평균 15만8000원을 문화생활 비용으로 쓰고 있었다. 고령층과 경제적 취약계층 등 문화적 약자로 분류되는 집단은 여전히 낮은 문화활동 참여율을 보였지만 삶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가장 높게 평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문화 예술의 보편적 가치가 세대와 계층에 관계없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생활밀착형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가가호호'를 진행하고 있다. 가가호호는 가족이 함께 예술을 즐기며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건강한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올해 도입된 신규 정책 사업이다.
△서울 광진문화재단의 '나루 동요제'와 '가족 문화예술교육 원데이 클래스' △전남 영암문화관광재단의 도예 공방 투어 프로그램 '영암 아트피크닉' △부산 금정문화재단의 금정산성 역사 연계 체험 프로그램 '손잡고 걷는 시간 여행' 등 지난달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42개 지역 문화재단이 지역 특성을 반영한 가족 대상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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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포문화재단] |
김포문화재단은 오는 17일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에서 가족친화형 문화 예술행사 '둥글게 둥글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가족 간 정서적 유대감과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기획된 문화 예술 축제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한옥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우리 모두 다 함께 탈!춤!', '이상한 셰프의 선물보따리' 등을 비롯한 공연과 전시 '비밀의 정원', 그림책이 있는 스케치 텐트, 나의 반려식물 만나기 등 체험 활동이 마련돼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문화 예술을 체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전통 한옥에서 조부모와 부모,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 캠프 '아날로그적 1박 2일'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돼 눈길을 끈다.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가족이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세대 간 소통을 회복하고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문화 예술 교육의 좋은 예시다.
충북문화재단은 오는 24일 충북도청 일원에서 '1937 도청 놀이터: 여름 문턱, 만물 감각'을 주제로 하는 충북 문화예술교육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공연, 체험, 놀이, 스탬프 투어, 팝업 부스, 보물찾기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된 단체들이 참여하는 길놀이와 시민 참여극, 가족 음악극 등이 마련됐으며 쌈지 공방과 꼬리 공방 일대에서 진행되는 체험으로는 구석기 탐험, 씨앗 관찰·심기, 걱정 로봇 만들기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축제장 곳곳에는 나뭇잎 컬러링, 나뭇잎 찾기 미션 등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경남 진주 남가람박물관은 오는 14일부터 9월 24일까지 우리동네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인 '숙독완미Ⅱ-진주 자문자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진주의 재물에 대해 논(論)하다'라는 주제로 총 20회 진행되며 프로그램은 인문학 강연과 탐방, 서예 체험, 서각 새겨보기 등으로 구성됐다. 강사로는 정기민 진주 가호서원 논어학교 교장, 서예가 정지연·최은아, 시인 심재원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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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춘천시] |
강원 춘천시는 누구나 예술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전용 공간 '꿈꾸는 예술터'를 조성하고 13일 운영을 시작했다. 약사동 옛 춘천교육지원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이 공간은 학교 안팎 예술교육을 연계하고 지역의 예술 자원과 교육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생애 주기형 문화 예술 교육이 이곳에서 진행되며 예술을 통한 시민들의 창의적 성장과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동시에 확대할 계획이다.
개관을 기념해 △예술터 투어 △해외 예술가와 함께하는 아트테라피 워크숍 △음향 전문가 톤마이스터가 진행하는 감각 확장 특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1층 빛소리전시관에서는 '에디슨의 생활의 발명: 도시의 밤, 소리의 여명' 기획 전시가 내년 2월까지 상설 운영된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 지역 문화재단의 협력으로 확산되고 있는 생활밀착형 문화 예술 교육은 지역과 세대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뿐 아니라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 속에서 공동체를 회복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문화 예술 교육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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