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장소 및 방법 등 행동요령 파악하고 있어야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지난달 21~22일 경남 산청군, 경북 의성군, 울산시 울주군 등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번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하동 등 인근 지역으로 번졌으며 서울 면적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4만8000여 헥타르를 태우고 30일 진화됐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해 사망 31명, 중상 9명, 경상 42명 등 총 82명의 사상자와 327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과 기반 시설 7659곳과 국가유산 34곳 등이 피해를 입어 총 피해 규모는 약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 피해 지역을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으는 중이다. 지난 4일까지 국민 성금은 총 925억1000만 원이 모금됐다. 기업들도 이재민들의 생활 터전 복구와 피해 지역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SK매직은 재난 대피소에 공기청정기 100대를 무상 지원하고 산불로 손상된 자사 제품을 무상 수리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체해 준다. 롯데마트는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해 소방관들에게 건강기능식품과 간식을 지원했다. 쿠쿠는 제품 무상교환, 렌털료 면제와 함께 피해 주민에 밥솥 950대를 지원한다. 유한양행은 이재민들에게 1억3000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리센스메디컬,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와 협력해 산불로 화상을 입은 동물들의 치료 지원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대형 산불 인명·주택 피해자를 대상으로 긴급생계비 300만 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지난 5일 열린 '경북·경남·울산 산불 대응 중대본 14차 회의'를 통해 "이재민을 위한 자금 지원은 물론 주택 및 농기계 지원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며 "이재민을 위한 영구주택은 공공기관의 주택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고 주요 농작물 복구 단가 현실화, 농기계 지원 기종 확대 등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만 28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는 여전히 전국적으로 '심각' 단계다.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산림 피해 면적 30헥타르 이상 산불 64건 중 22건이 4월에 발생했던 만큼, 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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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행정안전부] |
산불은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산불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산과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 영농 부산물 등을 소각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날씨가 건조하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매우 위험하다. 또한 입산통제구역, 등산로 폐쇄구간에는 진입하지 않고 취사나 야영은 허용된 구역에서만 진행한다. 산과 가까운 곳에서 연기나 불꽃을 목격했을 때는 소방서, 경찰서, 해당 시·군·구청,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 등에 신속하게 신고한다.
평소에 집 주변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집에서 1.5m 이내 지면은 돌, 모래, 흙 등과 같은 불연성 재료로 덮고 집 창문 근처에는 큰 식물이나 덤불 대신 작고 수분이 많은 식물을 가꾼다. 지붕 및 테라스에 낙엽이나 작은 가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 쓰레기·건초·건축 자재 등의 가연물은 되도록 집에서 1.5m 이상 떨어진 곳에 보관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아야 한다.
산불이 난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미리 준비할 필요도 있다. 가족과 대피할 때 각자의 역할을 정해 놓고 산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회관·학교·공터 등 대피할 장소와 경로를 미리 알아둬야 한다. 또한 △물·통조림·라면 등 가열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비상식품 △연고·감기약·소화제·복용 중인 약 등이 포함된 구급함 △간단한 옷·화장지·물티슈·라이터·여성용품·비닐봉지 등의 생활용품 △라디오·손전등 및 건전지·휴대전화·보조배터리·비상금·비상 연락망 등의 비상용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제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우선 지역 대피 안내에 귀를 기울이고 이웃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즉시 이동할 수 있도록 비상용품과 외출용 가방을 준비한다. 집 안에서는 모든 창문과 문을 닫고 커튼을 떼어낸 뒤 가연성 가구는 되도록 창문과 문에서 멀리 떨어진 방 중앙으로 옮긴다. 또한 가스는 차단하고 등은 켜두어 연기나 어둠 속에서도 소방관이 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집 밖에서는 가연성 물질을 되도록 집에서 멀리 옮기고 떨어진 불씨로 불이 붙는 것에 대비해 집 주위에 충분한 물을 뿌려 둔다. 소방관이 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외부 조명을 켜두고 차량은 진입로 근처로 이동시킨 후 키를 갖고 있는다. 가축 또는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에는 축사 주변의 가연성 물질을 멀리 옮겨놓고 충분한 물과 먹이를 준비한 뒤 축사의 문을 열어두고 반려동물의 목줄을 느슨하게 풀어 둔다.
대피를 권장하는 안내가 있는 경우 즉시 안내된 장소로 이동한다. 대피 장소로 이동 시 재난문자, 방송 등을 통해 위험 상황을 확인하고 산과 멀리 떨어진 도로,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난 도로를 이용한다. 아기와 함께 있는 경우 아기띠를 이용해 아기를 안고 손을 자유롭게 해 아기와 자신의 신체를 보호해야 하며 어린이의 경우 헤어지지 않도록 손을 잡고 대피하되 행동요령을 알려줘 함께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고온·건조한 날씨로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을 맞아 산림청은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특별 기동단속을 추진한다. 단속의 대상 지역은 △성묘객이 집중되는 공원묘지와 가족묘지 주변 △전국 나무 심기 행사장 △국립자연휴양림·수목원·숲체험시설 등 산림 내 다중이용시설 등이다. 불법 소각, 산림 내 흡연, 인화 물질 사용 등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와 입산이 금지된 통제구역에 무단으로 출입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단속한다.
타인의 산림에 고의로 불을 지를 경우 최소 5년에서 최대 15년의 징역형이,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최대 30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산림 또는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울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산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한 경우에는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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