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한국의 전통 음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통에 새로움을 더한 '뉴리티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전통 먹거리가 다시 MZ 세대와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한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한국 음식은 K-컬처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전통 음식을 현대적 감각과 건강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해 K-푸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식품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 과학이 만든 건강한 밥상, 바이오모아메디칼의 '도담 위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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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오모아메디칼] |
바이오모아메디칼의 다이어트 기능성 쌀 브랜드 '도담 위고미'는 한국인의 주식인 쌀이 당뇨와 비만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게 해주는 제품이다. 도담쌀은 농촌진흥청이 2013년 개발한 기능성 쌀 품종으로 일반 쌀 대비 저항전분 함량이 10배 이상 높아 소화가 어렵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전분으로 혈당 조절, 체중 감소, 장내 유익균 증가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이 고려대학교와 공동 진행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그 기능성이 입증됐다. 고혈당 유도쥐 모델을 대상으로 4주간 도담쌀을 섭취시킨 결과 혈당과 LDL 콜레스테롤이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식욕억제 호르몬(PYY)과 혈당조절 호르몬(GLP-1) 분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LP-1은 체중 감량 치료제인 삭센다·위고비의 주요 기전과 동일한 호르몬으로 위고미는 이를 약물이 아닌 식품 섭취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국제 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저항전분이 당뇨병성 신장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장내 장벽 기능 강화 및 염증 반응 완화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위고미는 현재 경남 남해군에서 재배한 도담쌀 현미로 생산되며 홈쇼핑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지난 5월 열린 한국상품학회 2025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대한민국상품대상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기능성 쌀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은 한국 전통의 맛, 서안동농협의 '풍산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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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안동농협 풍산김치] |
김치는 여전히 K-푸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그중에서도 경북 서안동농협의 대표 브랜드 풍산김치는 2023년 연간 수출액 200만 달러를 돌파하며 한국 전통 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풍산김치의 강점은 상황버섯 추출물을 활용한 특허 제조기술에 있다. 이 기술 덕분에 최소 한 달 이상 걸리는 해외 유통 과정에서도 아삭한 식감과 깊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익을수록 맛이 깊어지는 발효 김치의 특성을 극대화해 외국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비건 김치 출시가 주효했다. 2020년 젓갈 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외국인과 채식주의자 소비층을 겨냥해 젓갈류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김치를 선보였고 단일 품목으로 월평균 1만 병(4t) 이상 수출되는 성과를 냈다. 미국 대형 유통매장 '샘스클럽' 입점 이후 현지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프랑스·영국·싱가포르 등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서안동농협 풍산김치는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하는 '제2회 K-Food+ 수출탑 시상식'에서 우수상인 농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며 해외 수출 경쟁력을 공식 인정받은 바 있다.
■ 전통 음료의 새로운 도전, 강산의 '자단정 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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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산] |
전통 음료도 K-푸드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안동의 전통 식음료 브랜드 강산은 '자단정 식혜'를 앞세워 K-음료 시장 개척에 나섰다.
자단정 식혜는 안동시 와룡면의 '동악골 마을 만들기'라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이후 안동시의 농촌신활력플러스 사업의 지원을 받아 구체화됐으며 2023년에는 주민들이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유기농 제품 인증과 HACCP 인증까지 획득하며 전통 음료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
강산은 기존의 달콤한 전통 식혜에 단호박 등 지역 농산물을 접목해 현대적인 건강 음료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스파우치 타입의 단호박 식혜와 컵 타입의 유기농 식혜는 휴대성과 간편성을 높여 젊은 소비층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열린 시음회에서는 1만2000명 이상이 제품을 체험했고 지난 6월에는 '구미맘 수다방 Baby & Kids Fair', '영천시 한방에 놀장 플리마켓' 등에서 제품을 선보이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강산은 자단정 식혜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올해는 자색고구마 식혜를 추가해 삼색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쌀·김치·식혜와 같은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이 뉴리티지라는 트렌드와 만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한 맛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혁신 전략이 K-푸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한국인의 밥상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새로운 K-컬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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