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아이들은 환호하고 부모는 한숨을 자아내는 티니핑 시리즈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지난해 TV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을 원작으로 한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이 120만 관객을 모으며 이례적인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이를 무대화한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 역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사랑의 하츄핑’ 뮤지컬 앙코르 공연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앙코르 공연이 열린 디큐브시티 공연장은 시작 전부터 크고 작은 공주들로 붐볐다. 로미 공주 드레스를 입거나 티니핑 인형과 왕관, 머리띠를 착용하고 요술봉까지 챙긴 아이들이 설레는 발걸음으로 공연장에 들어섰다. 로비 한쪽에는 티니핑과 로미 공주 등신대가 마련돼 있었는데,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공연 시작 직전까지 길게 이어졌다. 또 다른 한편에는 티니핑 굿즈를 사려는 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였다. ‘파산핑’이라는 별명답게 인형부터 왕관, 머리띠, 심지어 티니핑 인형 랜덤 박스까지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었다. 아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해 부모에게 사 달라고 졸랐다. “이런 날 안 사 줄 수 있나요? 역시 파산핑이네요” 부모는 쓴웃음을 지으며 지갑을 열었다. 한 아이는 랜덤 박스에서 최근 등장한 티니핑 ‘오로라핑’이 나오지 않았다며 울음을 터트려 보는 사람의 웃음을 자아냈다.
“티니핑이랑 로미 공주 빨리 보고 싶어!” “엄마, 무서우면 손 꼭 잡아줘야 해.”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기대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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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예매 홈페이지] |
뮤지컬은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총감독을 맡고, 라스베이거스 매직팀이 제작에 참여해 영화 속 장면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옮겼다. 마술, 그림자극, 3D 홀로그램 등 다양한 기법이 활용돼 관객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티니핑 캐릭터는 배우가 인형 탈을 쓰고 등장하는 대신 퍼펫(인형극)으로 표현됐다. 하츄핑이 거대한 인형으로 등장했을 때 느껴질 수 있는 어색함을 피하고, 섬세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은결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관객이 캐릭터의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의도한 연출”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의 줄거리는 영화와 같다. 이모션 왕국의 로미 공주가 티니핑 하츄핑을 찾아 모험을 떠나며 우정과 용기를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악역 트러핑이 등장해 티니핑에게 마법을 걸어 인간을 돕지 못하게 하는 장면에선 극장이 어두워지기까지 한다. 아이들 몇몇이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리거나 무서움을 이기지 못하고 극장 밖으로 나가려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은결 감독은 “아이들이 단순히 즐거움만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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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하츄핑' 공연 모습[사진=김혜원 기자] |
공연 말미에는 전 출연진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인사하며 환호를 끌어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부모는 흐뭇해했다. 한 부모는 “사실 아이 때문에 왔는데, 오히려 제가 뭉클했다. 티니핑에게 헌신하는 로미 공주의 모습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라며 웃었다. 또 다른 부모는 “티켓도 비싸고 굿즈도 사 주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아이가 행복해하는 걸 보니 그걸로 됐다 싶다”라며 “아이 웃음을 보니 제값을 다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연장을 나선 아이들은 “로미 공주가 나한테 인사해 줬어!” “깜깜해졌을 땐 좀 무서웠지만 그래도 정말 즐거웠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부모는 “무서워하면서도 끝까지 무대를 본 아이를 보며 한 뼘 더 자랐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웃고 울며 티니핑의 세계에 빠져든 하루. 티니핑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가족이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성장의 순간을 기록하게 하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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