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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성동구 사회적경제 조직 실무자 웹사이트 역량 강화 교육.[사진 출처=나현홍 이사장] |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IT 활용을 어려워하는 사회적경제 영역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웹에이전시 소셜브릿지 협동조합(이하 소셜브릿지)은 온라인 홈페이지, 쇼핑몰 등의 제작과 유지보수까지 맡아 지원해 주는 협동조합이다. 설립 초기에는 5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6명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왜 설립하신 거예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설립했어요.”
나현홍 소셜브릿지 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로 ▲IT 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경력단절여성, 노인, 장애인, 미취업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등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특히 사회적경제 기업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온라인 홈페이지나, 온라인 쇼핑몰 등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전문성이 필요하고, 제작 비용은 높다 보니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소셜브릿지는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됐다. 나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예산이 생기면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리플렛 제작을 하는 것을 가장 먼저 하시기 때문에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일과 떨어져 있었던 경력단절여성이나 청년,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웹사이트나 디자인 제작을 교육해 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다”면서 “워낙 전문적인 분야이다 보니 어려워하시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교육을 들은 분들 중에는 3명의 일자리를 연결했고, 프리랜서 형태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는 소셜브릿지 협동조합. 겨울바람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던 14일, 나현홍 소셜브릿지 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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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홍 소셜브릿지 협동조합 이사장.[사진 출처=나현홍 이사장] |
웹사이트 제작 외에도 ‘커뮤니티’ 활동 많아
소셜브릿지의 주요 사업 모델은 앞서 설명한 웹사이트 제작이다. 동시에 사회적경제 오픈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레터도 운영하고 있다. 오픈채팅방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홍보한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같은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는 이들이 소통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場)을 만든 것이다. 그는 “사실 나도 궁금한 걸 물어볼 곳이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픈채팅방이나 커뮤니티는 케이터링 업체를 섭외해야 하는데 우리 지역에는 어떤 기업이 있는지, 협동조합을 설립 또는 해산할 때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처럼 작더라도 그 공간에서 물어보면 경험을 전해주기도 하고,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어요. 그렇게 좀 막막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반면에 뉴스레터는 홍보나 소식을 전하는 거고요.”
소셜브릿지 커뮤니티도 각 주제별로 분류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처음 진입했거나, 이제 막 취업한 사람들은 관련 제도나 정책 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존의 노하우를 쌓아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정보를 수집해 리스트 형태로 만들었다.
소셜브릿지 커뮤니티에는 전국의 사회적경제 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둔 지도도 있다. 그는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정보를 맵핑해 지도로 만들었다”면서 “아직 정확하게 노출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세부적인 부분은 수작업으로 맵핑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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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교육 참여하는 모습,[사진 출처=나현홍 이사장] |
이처럼 소셜브릿지는 업종별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정보를 한곳에 모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립 청년을 지원하는 협동조합, 케이터링 전문 업체, 웹사이트 제작 기업 등을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사회적경제 기업의 정보를 모으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몇 년 전 오픈했다가, 잠시 문을 닫았던 상호거래 플랫폼 ‘더쎈몰’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리뉴얼하는 중이다. 그는 “우리가 운영하는 ‘오마이워크’라는 플랫폼과 더쎈몰을 결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다시 (사회적경제) 기업에서 다시 입점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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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전시 부스.[사진 출처=나현홍 이사장] |
“저는 아이가 자라서 ‘아무나’ 됐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요.”
나현홍 이사장은 “아이가 커서 해외 경험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남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경우가 많은데, 넓은 세상에서 남들의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나현홍 이사장은 세 아들의 아빠다. 육아에 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아내가 육아휴직 중인데, 사흘 후에 아내가 복직한다. 그러면 (당연히 아내와 분담 하겠지만) 돌발상황이나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일이 생기면 내가 주로 맡아서 돌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소셜브릿지 협동조합의 업무 수행 방식이 고정적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당연히 세 아이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손이 더 많이 가기도 하고, 자기주장도 생겨 더 어렵다. 하지만 아이를 통해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보게 된다고. 그는 “부부의 육아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갈등도 생긴다. 육아를 하다보면 당연히 부부간의 대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지금은 아내와 함께 부부상담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저는 아이가 셋이다 보니 다둥이 정책을 적용받고 있어요. 그런데 매번 제가 증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아마도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편리한 방법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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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사진 출처=나현홍 이사장] |
나 이사장은 아이를 많이 낳는 가정에서 혜택을 적용받을 때 조금 더 편리한 방식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예를 들면 다둥이 주차할인을 받을 때는 매번 담당자를 호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간혹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경우에는 호출되지 않는다. 호출에 성공하면 카메라에 다둥이 카드를 보여줘야 하는데, 이 과정을 전부 수행하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나 이사장은 “내가 다둥이 가족임을 증명하는 동안 뒤에는 나가려는 차들이 길게 줄을 서는 경우가 많다. 영문을 모르는 분들은 경적을 누르며 빨리 나가기를 재촉하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히 여러 명의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부부 중 한 명은 어쩔 수 없이 일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긴 하지만, 워낙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을 하다말고 휴가를 쓰거나 회사를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는 “마치 부모가 된 게 죄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회사에도 미안하니 어쩔 수 없이 퇴사를 결정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한 가족에게는 소득의 절반 정도는 보장해 줬으면 좋겠다. 반드시 현금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바우처 등을 지급해 기저귀, 생필품, 식재료 등만 살 수 있게만 지원해 줘도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 덜고 아이를 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의 모든 순간은 부모로부터 처음 경험하잖아요. 눈이 내리는 걸 보거나, 비를 흠뻑 맞거나 하는 일이요. 이런 모든 순간이 전부 소중한 것 같아요. 육아를 할 때는 정말 너무 힘들지만, 자신의 밑바닥까지 보게 되지만(웃음) 그래도 부부의 사랑으로 낳은 것이니까, 동시에 기쁨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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