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칼럼] "안동의 향토음식, 전통을 담은 단맛–안동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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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동의 향토음식, 전통을 담은 단맛–안동식혜"

김은희 원스팜 대표이사 / 전통요리연구가 / 기사승인 : 2025-08-27 1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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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원스팜 대표이사 / 전통요리연구가
[맘스커리어 = 김은희 원스팜 대표이사 / 전통요리연구가] 안녕하세요? 전통음식을 너무나 사랑해서 전통음식을 널리 알리고 있는 김은희입니다. 

 

오늘은 안동의 향토음식, 안동식혜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통을 담은 단맛, 안동식혜"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발효의 맛’이다. 장류에서부터 김치, 젓갈에 이르기까지 발효음식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입맛과 건강을 지켜왔다. 그런데 발효라 하면 흔히 짠맛과 깊은 감칠맛을 떠올리지만, 단맛 또한 한국의 발효 전통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경상북도 안동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안동식혜다.


많은 이들이 ‘식혜’ 하면 엿기름과 밥을 삭혀 단맛을 내는 음료 형태의 식혜를 떠올린다. 그러나 안동식혜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음료가 아니라 밥과 무를 넣어 발효시킨,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일종의 반찬이다. 외관만 본다면 김치나 장아찌류와 유사하지만, 맛을 보면 전혀 다른 차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찹쌀과 무와 생강, 고춧가루, 엿기름이 어우러져 발효되며 단맛과 매운맛, 알싸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안동식혜의 기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동은 내륙의 고장으로 바닷생선을 구하기 어렵고, 또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음식의 부패를 막는 지혜가 절실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발효를 통한 저장 방식이다. 안동식혜는 밥과 무를 섞어 미생물 발효를 유도하고, 여기에 고춧가루와 생강을 더해 잡내를 없애며 보존성을 높였다. 또 엿기름에서 비롯된 단맛은 자연스럽게 발효의 산미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완성했다. 흔히 겨울철 김장김치가 떨어질 즈음, 입맛을 돋우기 위한 별미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안동식혜의 재료와 제조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무를 얇게 채 썬 뒤 살짝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찹쌀밥과 함께 버무린다. 여기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즙, 그리고 필수적으로 엿기름을 넣는다. 엿기름이 들어가는 순간 발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밥 속의 전분이 당화 과정을 거쳐 단맛을 내고, 동시에 발효 중에 젖산균이 증식하면서 은은한 신맛을 더한다. 이후 일정한 온도에서 하루이틀 정도 숙성하면 안동식혜 특유의 단맛과 알싸함이 살아난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무는 아삭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국물이 걸쭉해지고, 맛은 더욱 깊어진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안동식혜는 단순한 밑반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뛰어나다. 밥반찬으로 곁들이면 매운맛과 단맛이 교차하면서 식욕을 자극하고, 고기 요리와 함께 내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또 발효식품 특유의 유산균이 장 건강에 도움을 주며,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기능도 있다. 안동 지방에서는 명절이나 잔칫날 상차림에도 빠지지 않고 오르며, 손님 접대용 별미로 대접되었다.


안동식혜는 전통적인 발효음식의 맥락 안에서 지역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김치와 같은 발효음식이 전국적으로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반면, 안동식혜는 안동이라는 특정 지역의 풍토와 생활양식 속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된 음식이다. 이 때문에 향토음식 연구자들은 안동식혜를 단순히 한 지역의 반찬이 아니라, 발효를 응용한 저장문화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안동식혜는 점차 잊혀 가고 있다. 조리 과정이 번거롭고, 발효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무엇보다 대량생산과 유통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냉장 유통 시스템이 발달한 오늘날, 전국 어디서나 김치와 장아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안동식혜는 경쟁력을 잃어버린 듯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지점이 안동식혜의 가치를 더욱 부각한다.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도 손맛과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는 ‘정성의 음식’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안동시와 지역 연구자들은 안동식혜를 문화재적 가치로 보존하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동찜닭, 헛제삿밥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알리고, 전통주·한과와 곁들여 체험형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다. 또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당도를 조절하거나, 발효 기간을 단축한 간편식 형태의 상품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결국 안동식혜의 가치는 단순히 ‘맛’에 있지 않다. 그것은 조상들의 지혜와 생활양식, 그리고 지역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발효 문화유산이다. 달고도 매운맛, 아삭한 무의 식감, 발효가 주는 건강함은 세대를 거슬러 전해져 내려온 선물이다. 안동식혜 한 숟가락에는 겨울을 버티는 농가의 지혜, 손님을 대접하려는 마음, 그리고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스며 있다.


우리가 안동식혜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옛 음식이 사라지면 아쉽다’는 감상적인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 균질화된 식문화 속에서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맛의 다양성을 지켜내는 일이자,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담는 그릇임을 확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동식혜의 존재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지역의 맛과 전통을 존중하며, 그것을 미래로 이어가고 있는가?”

안동식혜 레시피

[재료]
찹쌀 1컵(불린 후 220g), 엿기름 110g, 배 1개, 고춧가루 반컵(30g), 물 2리터, 밤 10개, 생강 40g, 잣 1큰술, 설탕 200g(기호)

[만들기]
1.찹쌀을 깨끗이 씻어 4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찜통에 찐다.
2.엿기름을 물에 불려 잘 주물러서 체에 밭쳐 가라앉혀 윗물만 가만히 따른다.
3.무와 배를 납작하게 썰거나, 채 썬다. 밤도 같은 크기로 썬다.
4.찜통에 찐 뜨거운 밥에 엿기름의 맑은 물과 섞는다.
5.생강을 다져서 생강즙만 위의 재료와 함께 버무린다.
6.고춧가루는 헝겊에 싸서 엿기름물을 붉게 물들이며 매운맛이 나게 한다.
7.항아리에 넣고 보자기로 덮어 60~70도의 따뜻한 곳에 약 5~6시간 두면 밥알이 삭아서 동동 뜨고 맛이 달아진다.
8.차게 식힐 때 설탕을 알맞게 타서 둔다.(기호)
 

이 식혜는 밥이 많고 국물이 적으며 매운맛이 조금 있고 식혜국물을 끓이지 않는 특이한 맛이 있다.

[tip]
배와, 밤, 잣은 발효 후 먹을 때 띄워주면 색깔이 물들지 않아 좋다.

 

맘스커리어 / 김은희 원스팜 대표이사 / 전통요리연구가 ehk0408@nate.com 
 

※본지 칼럼글은 기고자의 의견으로 본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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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원스팜 대표이사 / 전통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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