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칼럼] 진성 리더의 참 모습은 어떨까?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맘스커리어 =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본인은 이화의대의 교수이면서 의사로서 의과대학 학생을 가르치고 환자를 진료하는 업무를 30여 년간 수행하여 왔다. 2024년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의과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더 이상 학업을 지속할 수없이 학교를 떠나갔고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없어 전문의들은 매일매일 당직을 서면서 너무나 어려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던 즈음 어떤 기회에 이화여대 윤정구 교수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진성 리더십에 대한 원고를 읽고 한 학교에 그리고 의료원에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 진정한 리더가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진성 리더십은 유사 리더십과 현저히 다른 리더십으로 정신모형 II의 테두리 안에서 참 리더는 구성원들이 리더의 존재가 있을 때는 존재감을 모르다가 리더가 떠나면 그 리더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바로 그 리더인 것이다. 나도 산부인과 과장, 주임교수, 융합의학연구원장, 보구녀관장, 사회공헌부장, 이화 의생명연구원장의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하고자 했던 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갈증을 이 책을 통해서 풀 수 있었다.

본인은 평소에도 이러한 진성 리더십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업무를 시행하였다. 산부인과 과장으로 임명받던 첫 달에 인턴, 레지던트 7명의 구성원이 한꺼번에 병원을 떠나서 매우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때 그들의 고민들을 한 사람씩 집까지 찾아가서 들어주고 해결을 해주고자 노력하여 1달이 끝나가는 즈음에는 모두 병원으로 돌아와 자신의 자리를 지키게 되는 큰 기쁨을 맛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진성 리더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주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진성 리더의 대표인 유한양행의 유일한 회장은 내가 평소에도 매우 존경하던 분이다.

리더십 이야기 부분에서 세 석공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감동을 주었다. 세 석공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첫째 석공은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이었는데 왜 그리 열심히 일하냐고 했더니 지금 강제노동에 동원되어 일하고 있는데 기회만 되면 도망갈 예정이라고 했다. 둘째 석공도 행복한 표정은 아니었는데 그 석공은 저는 일당 5만 원짜리라고 하면서 일당 5만 원에 우리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다고 했다. 마지막 석공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일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일개 석공이지만 무너진 성당을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하면서 성당이 성공적으로 복원되어 믿음을 잃었던 사람들이 성당에서 다시 믿음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일개 석공의 일이 아니라 정말 중요하고 신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세 석공의 이야기는 개인이던 조직이던 상관없이 사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설사 어떤 사람이 한 회사에 몸값이 몇억이라고 할지라도 이 사람이 세 번째 석공과 같은 자세를 가지고 일하지 않는다면 일개 월급쟁이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따라서 조직에서 세 번째 석공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수록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인 것이다.

진성 리더십 책에서 특히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소통의 라떼를 마시자는 부분이었는데 여기서 Latte란 다음을 의미한다.

Listen: 말보다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데 시간을 더 쏟아라
Acknowledge:상대와 내가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해라.
Take action: 말보다는 행동으로 소통해라
Thank: 상대와의 차이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었다는 점을 감사해라.
Explain: 상대와의 소통으로 새로운 입장을 배우게 되었는지를 상대에게 설명해 주어라

때때로 우리는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한국 사회의 정치 현실을 보면서 진성 리더십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위에서 말한 세 번째 석공처럼 비록 자신의 임금이 많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조직의 비전을 위해 애쓰는 사람. 참 진성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맘스커리어 /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kky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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