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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
[맘스커리어=이정수 작가] 우리는 새해가 되면 올해의 목표를 세우곤 한다. 내 경우는 근육질로 73kg을 유지하는 것과 2권의 책을 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와 살고 있어서 근육질로 73kg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게다가 주부와 작가로 지내면서 2권의 책을 쓴다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를 “그냥” 73kg과 1권의 책 정도로 슬쩍 마음의 타협을 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목표를 세우는 것일까? 우리는 낯선 곳에 가면 불안해진다. 그리고 우리의 삶도 늘 낯섦의 연속이다. 누구나 이번 생은 처음이니까. 당연히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활의 목표를 세우고 그곳을 향해 달려감으로써 불안감을 모른 척한다. 그렇게 버텨 나갈 수 있기에 우리에겐 목표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것은 생활 계획 같은 것이지 삶의 목표라고 할 수가 없다.
삶 전반을 꿰뚫는 흔들리지 않는 심플한 목표가 필요하다. 특히나 요즘같이 복잡하고 힘든 생활 속에선 이 심플한 목표가 아주 중요하다.
‘여러분의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렇게 철학적으로 물으면 답이 바로 안 떠오를 거다. 그래서 좀 더 잘 떠오를 수 있게 질문을 바꿔보겠다.
‘여러분은 왜 사나?’
왠지 ‘죽지 못해 산다!’고 말한 사람이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여기에 ‘왜 못 죽나?’라고 물으면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올 것이다. 사실 여기서 나올 여러 이유들 중엔 삶의 목표라기보다는 삶의 미련인 것들이 있다. 목표는 삶을 앞으로 이끌지만 미련은 뒤로 잡아 끈다. 그래서 삶을 미련으로 사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평소에 미련하게 사는 것 같지만 삶의 목표가 확실한 사람들이 있다. 코미디언들이다. 코미디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목표가 아주 단순하고 명료하다.
‘웃기고 싶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웃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심지어 그 목표를 위해 굴욕적인 상황도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예전에 jtbc의 예능 프로 아는형님에서 강호동 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희들이 웃기기 위해선 내 뺨을 때려도 된다!’
여기서 뺨을 때려도 된다는 것은 일종의 비유다. 가장 불쾌할 수 있는 일도 웃기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솔직히 누가 감히 강호동 님의 뺨을 때릴 수 있겠나? 만약에 웃기려고 때리긴 때렸는데, 안 웃기면… 그건 상상에 맡기겠다.
아무튼 코미디언들은 웃기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데 이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어서 하루에도 몇 번이고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성취감을 한번 느낄 때마다 자신감이 올라오고, 그 자신감으로 다음 스텝을 간다. 결과가 나아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게 이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정신의학적으로 핵심 욕구가 해소가 되면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목표를 높고 원대하게 정하는 편이다. 그래야 내가 대단한 것 같고, 그 정도는 해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런데 목표라는 것이 높이 있으면 있을수록 잘 보이지 않으니까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래서 목표는 나의 핵심 욕구에 맞춰 최대한 가까이 잘 보이게 단순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일단 삶의 목표를 잡아 놔야 계획도 잘 이뤄갈 수 있다. 삶의 목표는 심플하게! 잘 잡아보자. 참고로 나의 삶의 목표는 ‘행복한 가정을 갖는 것’이고, 우리 아내의 삶의 목표는 ‘잘 먹고 싶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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