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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놀 여유가 별로 없지만, 나의 어린 시절에는 밖에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놀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던 기억과 함께 참으로 많이 넘어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넘어져 피가 났고 딱지 지기가 무섭게 또 넘어져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에도, 또 그다음 날에도 멈춤 없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여전히 나가 놀았었다.
사회 초년생이던 겨울, 직장에서 스키를 타러 갔다. 생전 처음 타보는 스키여서 잔뜩 기대했고 설렘도 많았지만 어떻게 타는지 몰라 걱정하던 차에 마침 초보자를 위한 스키 강습이 있다고 해서 참석했다. 그런데, 강사님이 스키 타는 방법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어떻게 넘어지는지를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가르치는 순서가 독특하다고만 생각하고 다음날까지 신나게 스키를 탔다. 스키장을 나오기 직전에 그만 어떤 사람이 필자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잘 넘어지는 방법을 배운 덕에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다리를 조금 다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래서 운동에서 다른 것보다 먼저 낙법을 가르치는구나’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낙법은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적절한 자세를 취해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 즉, 다치지 않고 넘어지는 법으로 유도에서 낙법은 필수 방어기술이다. 프로레슬링에서도 낙법의 성공과 실패에 목숨이 걸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낙법을 중시한다. 잘 넘어지는 방법을 익히면 사실 넘어지는 일이 더 이상 겁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앞에 펼쳐지는 크고 작은 일에 좌절하고, 낙심하고, 절망하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그 순간에 거기서 다시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빨리 다시 일어나려면 잘 넘어져야 한다. 잘못 넘어지면 회복 불능 내지는 인생 포기의 그늘에서 허우적거리며 쉽게 헤어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생에도 낙법이 필요하다. 잘 넘어져야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잘 넘어질까? 각자 방법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넘어지면 된다. 삶이 힘든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잘 넘어지는 방법을 익혀보자. 아침이 오지 않을 만큼 긴 밤은 없다는 핀란드 속담이 있다. 긴 밤이 지나가고 있고, 인생의 터널이 지나가고 있고,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uniceuni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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