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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맘스커리어 =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청소년지킴실천연대 공동대표] 최근 전자담배와 니코틴 파우치 등 ‘합성니코틴’ 제품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보기에는 향이 첨가된 일반 제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농도의 합성니코틴이 포함되어 있으며, 중독성과 건강상의 위험이 매우 큽니다.
합성니코틴은 화학적으로 제조된 니코틴으로, 천연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과 유사하지만 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탓에 청소년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향료, 세련된 디자인, 낮은 가격 등은 청소년들이 해당 제품을 해롭지 않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약 2.4%가 니코틴 파우치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합성니코틴 제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무인 자판기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실제 중학생 A군은 ‘니코틴 없음’으로 표기된 전자담배를 친구의 권유로 접했다가, 두통과 불면 등 초기 니코틴 의존 증상을 겪었습니다. 해당 제품에는 합성니코틴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부모는 뒤늦게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가짜 정보와 허술한 규제는 청소년을 빠르게 중독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니코틴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충동 조절, 집중력, 학습 능력 저하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불안, 우울, 약물 의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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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고학년으로 갈수록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급등하며, 특히 여학생은 고2에서 일반담배를 넘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 10명 중 3명가량이 액상형 제품으로 흡연을 시작하며, 이 중 60% 이상이 일반담배로 전환하는 것으로 집계되어 액상형 제품이 흡연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이 뚜렷합니다.
· 다중 담배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 중독 경로가 단일 제품에 국한되지 않으며 복합적 중독 위험이 큽니다.
· 청소년의 약 70%는 처음 흡연을 ‘향 있는 전자담배’로 시작했다고 응답해, 가향 마케팅이 아직도 주요 진입 경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적 조치, 그리고 「청소년 보호법」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계도 수준을 넘어서, 청소년의 합성니코틴 사용을 명확히 금지하고 이를 법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선,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하여 합성니코틴을 포함한 모든 니코틴 제품을 ‘담배류’로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현행 법에서는 일부 제품이 법적 담배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를 피해 유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청소년 보호법」의 실질적 적용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이 법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약물, 물건, 매체, 장소 등을 규정하고 그 유통을 제한하고 있으나, 합성니코틴 제품이 법령상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명확히 분류되어 있지 않거나, 실효성 있는 단속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합성니코틴을 포함한 전자담배, 니코틴 파우치 등을 법정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명확히 지정해야 합니다.
· 법 제26조 및 제59조에 따라, 청소년에게 유해물건을 판매·배포하는 자에 대해 형사 처벌이 가능하며, 이를 강화해 실제 현장 단속과 연계된 처벌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온라인 플랫폼, 무인 자판기, SNS 등 새로운 유통 채널에 대한 관리·감독 조항 신설이 필요합니다.
· 청소년 대상 광고, 리뷰, 체험 마케팅 등 ‘우회적 노출’도 유해행위로 간주해 청소년 보호법상의 금지대상 행위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은 단지 우리 사회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현재의 주인공’"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합성니코틴 제품이 청소년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직시해야 합니다. 청소년 보호법을 중심으로 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법적·제도적 울타리를 세우는 일은, 단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책임이자 실천이어야 합니다. 청소년의 건강과 존엄을 지키는 사회, 바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야 할 현실입니다.
맘스커리어 /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청소년지킴실천연대 공동대표 gjwyou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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