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삶과 일, 우리 생활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환경도 마찬가지. 과거에는 종이책으로 공부하는 게 당연했다면, 현재의 학생들은 태블릿이나 PC를 활용해 공부하는 게 당연해졌다. 그렇다면 이 같은 디지털 기술을 아이의 글쓰기에도 활용할 수 없을까.
책 ‘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는 인공지능을 통해 국어, 영어 등의 글쓰기를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을 소개했다. 저자인 이리재 작가는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세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흥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날 아이가 ‘직접 손흥민 선수가 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경기를 보러 가야겠다. 영어 공부를 해서 여행을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주요 과목의 학원을 다닌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학원은 가기 싫고 엄마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후 번역기, 패턴학습 등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다 당시 작가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챗GPT를 활용했더니 아이가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학원에 가지 않고 챗GPT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또 현재 작가는 지역에서 제로웨이스트와 탄소중립 영역에서 활동하는데, 이를 위한 이유도 있다. 그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데 엄청난 전력 소모가 이뤄진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에 대한 프롬프트를 정확히 구축해서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게 전력소모나 탄소 배출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들은 각기 둘러싸인 환경에 따라 교육 격차나 문화적 차이가 큰 경우가 있는데,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어 그렇지 않다는걸(어렵지 않다는걸) 알려주고 싶었다는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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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 책 표지.[이미지 출처=이리재 작가/미다스북스] |
책 ‘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는 ▲초등 글쓰기에는 챗GPT가 제격이에요(1부) ▲우리 아이는 글쓰기로 세상을 이어요(2부) 등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챗GPT가 함께하는 영어 글쓰기 사례: 나는 이렇게 썼어요 △엄마들과 나눈 QnA: 나도 이게 궁금했는데! 로 구성됐다. 2부는 △알파 세대의 주먹도끼, 챗GPT △국어·영어 글쓰기, 교육 과정으로 살펴보기 △무조건 성공하는 초등 영어 글쓰기 전략 8가지 등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처음에는 챗GPT로 영어나 국어 글쓰기, 혹은 영어 학습에 대해 기록했다. 그러다가 주변에서 내가 이것을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질문을 했는데, 많은 질문이 겹쳤다. 그리고 질문의 끝에는 불안해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저자는 사람들의 공통된 질문을 모아서 정리했다. 그렇게 내용은 점점 늘어났고, 논문과 관련 자료도 찾았다.
책은 챗GPT를 활용한 영어 글쓰기 과정, 실제 사례를 생생하게 전하는 부록도 첨부했다. 부록은 총 11개의 사례로 구성됐으며, 이를 통해 재미있고 편안하게 챗GPT를 접하고, 글쓰기를 할 수 있게 했다.
“본질적으로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대화를 유지하는 환경에서의 관계와, 책 읽기와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챗GPT의 현황과 이것이 교육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전반적인 흐름과 교육 과정 평가, 실제 프롬프트의 예시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니 인터뷰] ‘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 이지연 작가(필명 이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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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재 작가.[사진 출처=이리재 작가] |
이지연 작가(필명 이리재)는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지역에서 만난 엄마들과 품앗이 육아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설립한 함께그린협동조합에서 제로웨이스트,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에게 책 ‘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들어봤다.
Q. 책 ‘챗GPT 초등 글쓰기 상담소’의 주요 독자층은 누구인가요?
처음에 주요 대상으로 했던 독자층은 ‘엄마’ 였어요. 왜냐하면 챗GPT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정리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질문이 나오고 또 다음 질문이 나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인공지능이) 낯선 세계이다 보니 접할 때 불안함이 있어서, 정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공지능 글쓰기에 대한 챕터를 통해 이론적으로 정리를 하고, 왜 이것(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적합하고 괜찮은지를 설명하고 실제 사례를 연결해서 썼어요.
그리고 저희 아이가 1년간 꽤 많은 글을 썼는데, 엄마들이 아이가 쓴 글을 보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래서 책에 아이가 쓴 한 줄 쓰기 글부터 많게는 노트 세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까지 공유했어요. 그러니까 부모와 아이가 고민을 해서 같이 쓴 책 인거죠. 그래서 아이도 공저자로 들어갔고요. 저자에 저(이리재)와 함께 들어간 ‘후추’라는 필명은 저희 아이예요. 후추는 과거에는 금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음식의 맛과 향을 더해주잖아요. 아이가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서 필명을 ‘후추’라고 지었어요.
Q. 그러면 아이의 교육에 활용하는 부모님들 말고도, 일반 성인들에게도 책이 도움이 될까요?
고도의 정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바라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인공지능이 글쓰기나, 현재 상황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 매우 기초적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AI에 대해서만 다룬 게 아니라 에디토리얼 씽킹이나, AI를 제대로 쓰려면 내가 고르고 선택하고 에디팅 할 수 있는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는 부분들도 다뤘거든요. 그래서 도움이 되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 해 봅니다.
Q. 책을 쓰시면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엄마 입장에서 책을 썼어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글쓰기, 독서가 미래세대를 살아가야 할 평생 교육의 관점에서 필요한데 우리는 모든 기준이 입시에만 맞춰져 있잖아요. 대학만 가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글쓰기는 평생의 유통기한을 갖고 있는데, 입시 하나만 놓고 아이에게 단거리 성적 향상, 혹은 경쟁용 도구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걸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또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을 도구로 쓸 것이 아니라 소통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거예요. 이 책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다뤘어요. 정리하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 그리고 사람이 인공지능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걸 잊어서는 안 된다. 소통하되 일방적으로 길들여지거나, 혹은 사람됨의 기본을 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거죠.
Q. 독자들이 책을 읽은 후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이 책을 읽어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 자체로 내 삶이나 내 가족의 삶에 애정이 굉장히 많은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은 사랑할 때, 필요할 때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급하고 빠른 시대에 초조해하지 마시고, 정말 내가 나를 새롭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도구가 하나 생겼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배워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 사람이 나 자신이 될 수도, 내 아이가 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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