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자조 정신 실천한다는데 의미”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협동조합 설립·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물어볼 곳이 없어 애를 태우던 현장 협동조합들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
지난 1월 협동조합 설립부터 운영 제도개선 등 협동조합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이하 상담센터)’가 설립돼 상담 업무를 시작했다. 상담센터가 본격적으로 작동을 시작하면서 현장 협동조합들은 설립 및 운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이 주도하던 상담센터가 민간 주도로 설립된 이유
그동안 협동조합 전문 상담은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다 보니 상담 진행에 공백기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상담용역 사업이 종료된 이후인 12월~4월은 현장 협동조합이 굉장히 바쁜 시기로 상담이 필요하지만, 상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더구나 최근 사회적경제 지원정책과 예산축소로 중간지원조직의 상담 역량이 약화되면서, 실제로 현장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이하 서울협)가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고 상담센터 설립에 팔을 걷었다. 여기에 회원사인 협동조합 교육 컨설팅 전문기업 ‘쿱비즈협동조합(이하 쿱비즈)’이 시스템 인프라 구축과 인적 지원을 하며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다. 상담사는 사회적경제 및 협동조합 관련 중간지원조직에서 10여 년 이상 활동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상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대한 질문이 생길 때, 누구나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상담센터로서, 협동조합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의미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협동조합들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이숙연 HBM사회적협동조합 연구원 (협동조합 전문 상담사)
“일반 시민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대한 궁금증 해소 그리고 제도개선 발굴까지 협동조합 상담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의 필요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첫걸음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설렙니다. 앞으로 협동조합들의 사랑을 받는 상담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가연 쿱비즈협동조합 이사 (협동조합 전문 상담사)
“민간이 주도하는 협동조합 상담 지원센터 첫 도전인 만큼 큰 기대와 지속성에 대한 큰 무거움을 느낍니다. 센터의 유지와 성장이 끊기지 않도록 현장조직분들의 많은 참여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임종석 행정사사무소 활로 행정사 (협동조합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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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가 1월부터 작동을 시작했다.[이미지 출처=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 |
사실 상담센터를 공공의 지원 없이 민간을 중심으로만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예산 부족 문제에 놓여있고, 전문 상담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학습 활동도 이뤄져야 한다. 이에 서울협과 쿱비즈는 개인 및 법인 후원, 교육과 컨설팅 사업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상담센터가 지속가능하게 운영될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김상현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회장은 “민간이 스스로 상담센터를 만든 것은 협동조합다운 자조 정신의 실천”이라며 “소중한 출발을 키우기 위해 서울시와 정부가 우리의 노력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청사년 2025년에는 우리 협동조합이 공공지원에 의존했던 과거를 넘어서 우리 스스로 사회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센터는 매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3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또한 홈페이지를 오픈해 협동조합 상담을 보조할 각종 자료 및 서식을 모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향후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면 상담일을 확대하여 더 많은 협동조합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니 인터뷰] “협동조합의 자립·자조 통한 사회적경제 새로운 길 모색 사례 될 것”
본지는 민간주도의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의 설립 및 운영에 앞장서 온 김왕영 쿱비즈협동조합 이사장, 협동조합 전문 상담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상담센터의 역할과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지난 1월 상담센터가 본격적으로 오픈했습니다. 1월에 작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또한 상담센터가 시작되는 1~2월에는 어떤 상담 문의가 있나요.
임종석 행정사사무소 활로 행정사 = 센터 오픈 시기를 1월로 설정한 이유는 이 시기가 협동조합의 상담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상담 지원사업이 대부분 12월에 종료되면서 1월부터 4월까지 상담 공백이 발생하는데, 이 시기는 협동조합들이 사업계획 수립, 정기총회 준비, 결산 보고 등을 진행하는 바쁜 시기입니다.
1~2월에는 ▲정기총회 준비(의사록 작성, 정관 개정 절차, 조합원 명부 관리 등) ▲사업계획 및 예산 수립(연간 사업계획서 작성, 자금 운용 전략) ▲세무 및 회계 상담(결산 보고, 세금 신고 절차) ▲법률적 쟁점 해결(정관 해석, 조합 내 갈등 조정, 법률 분쟁 대응) ▲신규 협동조합 설립(창업 절차, 초기 자금 조달, 운영 방향 설정) 등의 상담 문의가 들어옵니다. 이처럼 1~2월은 협동조합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센터를 오픈하여 공백 없는 상담 지원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Q.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의 상담사들은 높은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가연 쿱비즈협동조합 이사 = 협동조합 상담 업무는 많은 사례를 통한 장기간의 훈련과 다방면의 학습이 필요한 매우 전문적인 분야입니다. 현재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의 상담사들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10년 이상 현장 경험을 쌓아왔고,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 협동조합 설립, 운영, 법률, 재정 관리, 갈등 조정 등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심층적이고 통섭적인 상담이 가능한 전문가입니다. 또한 일 년 기준 만 건 가까운 상담과 교육 및 컨설팅 활동을 통해 축적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적용 가능한 실무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상담사들은 지속적인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학습모임과 교육 및 워크숍을 통해 최신 정책 변화, 법률 개정, 협동조합 경영 트렌드 등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담의 질과 신뢰도를 한층 높이고,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로 협동조합의 자립과 지속 가능성을 돕고 있습니다.
나아가 협동조합 상담의 결과물을 분석해 협동조합 교육 및 지원사업에 반영하고 제도개선 사항으로 발굴하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협동조합 상담이 단순한 문의에 대한 답변이 아닌 협동조합 생태계를 탄탄히 성장시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임을 인지하고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Q.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를 지속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김왕영 쿱비즈협동조합 이사장 = 운영 중단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지속 가능성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향후 아래와 같은 활동을 고민하고 추진하려고 합니다.
①개인 및 법인 후원: 협동조합 회원사 및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후원 기반을 마련합니다.
②교육 및 컨설팅 유료화: 기본 상담은 무료로 제공하되, 심화 컨설팅이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은 유료로 전환하여 자립 수익 모델을 구축합니다.
③협동조합 내 자체 기금 조성: 상담센터 운영 기금을 조성하여, 일정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하는 구조를 도입합니다.
상담센터의 성과를 정량화하여 서울시 및 중앙정부에 공식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공공기관과의 협력 사업 확대를 모색합니다. 향후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상담센터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④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온라인 학습플랫폼 하우쿱과 연계하여 더 많은 조합원들이 유료화된 심화 자료와 프리미엄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전략을 통해 일회성 운영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자립적인 상담센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협동조합 전문상담센터를 통해 기대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숙연 HBM사회적협동조합 연구원 = 협동조합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립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협동조합 간의 연대와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상호 협력, 문제해결의 공동 과정을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을 통해 운영됐던 상담 서비스는 민간주체 간의 연대, 협력 등의 자원과 정보를 공유해 주는 데 제한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민간이 운영하는 상담센터는 신뢰할 수 있는 당사자의 활동과 정보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단순한 상담 기관을 넘어 협동조합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허브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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