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현재까지 1만5000여 명의 예술인에게 혜택 제공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프리랜서 예술인에게 대출의 문턱은 유난히 높게 느껴진다. 특히 사업자등록증 없이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은 대출을 신청하기도 전에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은행과 같은 제도권 금융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예술인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실행해 주는 예술인생활안정자금(융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예술인의 생활 및 주거 안정을 통해 창작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2019년 7월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현재까지 1만5000여 명의 예술인에게 혜택을 제공해 왔으며 생활안정자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2개의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 급한 생활자금이 필요할 때 유용한 '생활안정자금대출'
생활안정자금대출은 예술인들의 △의료비 △부모 요양비 △장례비 △결혼자금 △긴급생활자금 등을 저금리(연 2.5%)로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일 기준 예술활동증명이 유효한 자에 한해 최소 50만 원 이상부터 최고 7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하며 긴급생활자금의 경우에는 최대 500만 원이 한도다. 대출 신청 조건에 따라 심사 후 승인한다.
만 19세 미만 자녀 수, 예술인 부부 여부, 만 39세 이하 청년, 장애예술인, 만 70세 이상 원로 예술인 여부 등에 따라 심사 시 가점이 부여되며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신진예술인, 재외국민, 본인이나 배우자가 해당 대출을 보유한 경우, 긴급생활자금의 경우 직전년도 개인 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인 자는 신청이 제한된다. 대출 기간은 3년 또는 4년이며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해야 한다. 대출금 전액을 중도 상환 시 수수료는 없지만 일부 상환은 불가능하다. 연체 시엔 연 5.5%의 연체금리가 적용된다.
■ 주거 안정에 보탬이 되는 '전세자금대출'
예술인 전세자금대출은 최고 1억 원 한도로 전세보증금의 80% 이내까지 지원 가능하다. 임차 주택은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독채), 다세대주택, 전입신고가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로 제한된다. 월세나 반전세, 다가구주택은 불가하다. 임차주택의 전용 면적은 85㎡ 이하, 읍·면·동 지역은 100㎡ 이하여야 한다.
대출 기간은 2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며 동일 주택에서 최장 8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금리는 연 1.95%로 2년간 고정금리이며 갱신 시점에 변경될 수 있다. 단, 연체 시에는 연 4.95%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금 잔액은 조기 상환이 가능하며 상환 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신청자는 반드시 예술활동증명 유효자이어야 하며 본인과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신청자 본인의 연간 소득이 중위소득 120%(약 3444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신청 가능하다. 미성년자이거나 외국인 및 재외국민, 신진예술인, 재단 생활안정자금대출 보유자,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계존비속인 경우, 공동 임차인으로 임차계약하는 경우에는 대출이 제한된다. 대출금은 임대인의 계좌로 바로 지급되며 계약 당일 입주가 필수다.
전세자금대출 신청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융자상담실(서울스퀘어 3층)에서 가능하다. 반드시 신청자 본인이 신분증 및 서류를 지참하고 직접 방문해야 하며 사전 예약이 필수다. 필요한 서류에는 △예술활동증명서 △주민등록등·초본 △소득금액증명원 △부동산 등기부등본 △임대차계약서 △중개사무소 공제증서 등이 포함되며 항목별로 세부 조건이 까다롭다. 임대인의 계좌명, 계약서 계인, 확정일자 등 계약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대출이 거절될 수 있다.
■ 청년예술인의 미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예술활동 적립계좌'
이외에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불안정한 생계 때문에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기 힘든 청년 예술인들 위해 ‘청년예술인 예술활동 적립계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청년 예술인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주는 방식으로 예술인의 자산 형성과 안정적인 창작 기반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
가입 대상은 신청일 기준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인 청년 예술인으로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사람이다. 신청자의 연간 개인소득은 중위소득 120% 이하(2025년 기준 3444만4987원)여야 하며 반드시 국내 거주 내국인이어야 한다. 외국인이나 재외국민 또는 예술활동준비금 지원사업에 선정된 예술인은 이 사업에 중복 참여할 수 없다.
가입자가 매월 5만 원 또는 10만 원의 정액 적금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24개월 동안 꾸준히 저축하면 정부는 납입 회차에 비례해 동일한 금액을 최대 240만 원까지 지원금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매월 10만 원씩 2년간 적금을 넣은 경우 본인 납입액 240만 원에 정부 지원금 240만 원이 더해져 총 480만 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자 수익도 별도로 발생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산 축적 효과가 크다.
위에 소개된 사업들은 생활과 주거 불안을 안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생활자금을 융통하고 청년예술인에게는 자산 형성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특히 예술인생활안정자금은 고정 수입이나 담보 없이도 예술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이들이 창작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예술인들이 이 제도의 존재를 알고 적극 활용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예술에 몰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예술인의 지속가능한 삶이 곧 우리 문화의 미래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저작권자ⓒ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