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나아지며 아이들 생일파티 열리기 시작해
장소 섭외·음식·답례품 등 비용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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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김포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A씨. 3월에 생일을 맞는 같은 반 친구 3명과 함께 키즈카페를 대관해 합동 생일 파티를 열었다. 반 친구들이 편하게 놀 수 있도록 평일 오후 시간 키즈카페를 통대관했고 초대한 아이들의 부모님에게도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케이크를 각자 맞춤 주문했으며 답례품 또한 따로 준비했다. A씨가 아들 생일파티에 쓴 비용은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A씨는 "처음에는 생일파티를 핑계 삼아 한 달에 한 번 반 친구들과 공원에 도시락을 싸가 먹고 뛰어노는 것으로 시작했던 것이 점차 장소가 옮겨지고 하나둘씩 보태져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나 분위기상 우리 아이만 생일파티를 안 할 수도 없고 아이도 잔뜩 기대하고 있어 직장에 반차를 내고 생일파티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 번 있는 아이 생일에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냐는 부모도 있겠지만 워킹맘의 입장에서는 신경 쓸 것도 너무 많고 금액적으로도 과한 것 같아 다음부터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종종 친구에게 생일파티 초대장을 받아오기도 한다. 한두 번 친구의 생일잔치에 다녀오면 자신도 다음번에 생일파티를 열고 싶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초대를 받았는데 아이 생일에 초대하지 않는 것도 미안하다.
아이가 어릴 때는 가족들과 케이크에 초를 불고 맛있는 식사 한 끼를 함께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던 생일파티가 엄마의 고민거리가 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도 없었던 지난 몇 년간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생일 파티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아이들의 생일파티도 다시 열리는 분위기다. 엄마들은 몇 년 만에 열어주는 생일파티, 혹은 처음 열어주는 생일파티인만큼 더욱 신경 써서 준비하고 과감하게 투자한다.
화려한 장식과 풍선으로 집을 파티룸처럼 꾸미거나 생일상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초대에 응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답례품을 마련하는 등 모든 것이 엄마의 일이다.
집에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집에 많은 아이들이 오게 되면 층간 소음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키즈카페나 파티룸을 대관하거나 어린이 수영장·태권도장을 빌려서 하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들의 생일잔치로 엄마들이 경쟁이 붙어 점점 더 좋은 장소, 더 비싼 케이크를 찾고 더 재미있고, 더 기억에 남는 생일로 만들어주려고 갖은 애를 쓴다는 것이다. 경쟁이 과열될수록 생일파티에 드는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기저기서 생일파티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일부 학급에서는 학급 운영위원을 맡은 학부모 대표가 생일 파티를 분기별로 같은 장소에서 열리도록 주최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 했다. 아이들의 생일잔치가 엄마들의 재력 과시용 이벤트로 번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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