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수많은 걱정에 휩싸인다. 특히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는 걱정이 더욱 커진다. 책, 방송,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아이의 발달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이를 접할수록 우리 아이는 괜찮은가 의문이 든다. 뒤집기 시기가 조금만 늦어도 불안하고, TV 속 연예인 자녀가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과 우리 아이를 비교하며 발달 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부모는 또래와 조금만 달라도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치료가 필요한 증상과 자연스러운 차이를 구별하는 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이자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과장인 천근아 교수는 “느림과 다름, 지연과 장애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천 교수는 우먼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발달 지연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한다”라며 “발달장애는 자폐스펙트럼, 지적장애를 말하며 ADHD처럼 인지 발달은 정상이지만 행동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발달장애로 분류되며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를 진단받는 아이는 점점 늘고 있다. 2014년 20만3000명이었던 발달장애인은 최근 27만8000명으로 늘어 전체 장애인의 10.5% 차지하고 있다.
발달장애 진단 자체가 부모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천 교수는 “진단에 갇히지 말고, 아이의 장점을 조기에 발견해 키워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자폐스펙트럼 중 자립이 가능한 경도 아동의 경우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장점을 발굴해 훈련하면 자립 가능성이 30~50%까지도 높아진다. 하나 부모가 좌절에 빠지면 이마저도 어려워진다.
자폐성 장애가 의심되는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지금 해 주는 모든 것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버틴다”라고 말한다. A씨의 하루는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한때는 온종일 가정보육만 하다가, 이제는 단체생활 적응을 위해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언제 긴급한 연락이 올지 몰라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하원 후엔 인지 치료, 감정 통합 치료, 언어 치료 등으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러다 보면 첫째아이가 “나도 좀 챙겨줘”라고 말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 |
▲ [사진=양천구] |
자녀가 발달장애나 발달 지연인 경우 부모 역시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아이를 위한 조기 개입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모 교육 역시 꼭 필요하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선 부모를 위한 교육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발달이 느린 영유아 및 장애 영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 양육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태도를 배우고, 의사소통 및 행동 문제 해결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강의 수강 후 김승현 한경국립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소그룹 워크숍 4회기를 통해 자녀의 건강한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부모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아이를 이해하는 시작은 부모가 먼저 배우는 것이 아닐까.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저작권자ⓒ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