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기고] Comedians never die, 분위기 메이커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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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omedians never die, 분위기 메이커가 되자

이정수 작가 / 기사승인 : 2023-05-02 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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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맘스커리어=이정수 작가] 이사를 자주 했었던 나에겐 습관이 있었다. 이사 간 날 동네의 병원과 놀이터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주 양육자라서 생긴 습관이다. 그렇게 병원 찾아다니던 중에 한 이비인후과에 가게 됐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꼼꼼한 진찰과 대화를 이어갔는데, 난 혹시나 내가 연예인이어서 이런 대접을 해주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런데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다음 환자를 대하시는 모습을 밖에서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원장님이 아주 친절한 분이었다. 그리고 그 친절이 영업적 친절이 아니라 원래의 성품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비인후과는 앞으로 이곳을 다니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비슷한 걸까? 나 말고 다른 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결정한 듯싶었다. 점점 사람이 많아졌고, 내가 다니기 시작한 지 3년쯤 흐른 오늘은 8시 반에 갔는데, 이미 앞에 14명이 있었다. 진료가 9시 반에 시작인데 말이다. 병원을 오픈런을 해야 하다니. 기다림이 힘들긴 하지만 물어볼 것을 충분히 물어볼 수 있고, 귀지와 콧물도 잘 빼주니 그냥 버텨야 한다. 더욱이 여긴 코로나 검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와야 진료를 해주기 때문에 많이 버텨야 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나도 한숨이 나오는데, 처음 온 사람들은 당연히 화가 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오픈 시간부터 간호사들과 환자들 사이에 신경전을 많이 볼 수 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한 시간 정도요!’ ‘아까 왔는데, 나는 왜 이름이 안 올라와요?’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와야 진료 순서에 이름이 올라갑니다.’ 이런 대화가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환자가 많은 병원도 마냥 웃을 수만 없겠다 싶은 모습이었다. 기다리는 것이 불만인데도 여간해선 돌아가지는 못한다. 나는 28개월 둘째 딸의 기침감기 때문에 간 것이라 기다림의 힘듦은 두 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침착하게 딸을 복도에서 산책 시키며 버텼다. 멀리도 가면 안 된다. 그럼 호명하는 것을 못 들을 테니까. 그러다가 1시간 반 만에 드디어 우리의 진료 순서가 됐다. 나는 진료실에 들어가면서 “감사합니다! 월요일이라 너무 힘들죠? 파이팅!! 병원이 진짜 너무 좋아서 그래요.” 병원의 선생님들에게 응원의 에너지를 나눠드렸다. 살짝 웃으셨다. 사실 내가 애들 때문에 자주 오기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에 익숙했다. 그런데 둘째가 진료가 끝날 때 콧물을 뽑았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소아과라도 힘들 아이의 울음소리인데, 이 사람 많은 이비인후과에서는 얼마나 듣기 싫겠나? 나는 차분하게 아이를 진정시켰다. 

 

“괜찮아! 다 했어! 침착해! 끝났어! 정신 차려! 침착해! 침착해! 넌 할 수 있어. 역시 넌 대단해!” 곧 우리 딸은 울음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주변 환자분들도 과정이 재미있었는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병원 전체는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분위기는 바뀐 것이다. 사실 많은 코미디언들이 코미디언이 되기 전에 들었던 소리가 있다. 분위기 메이커다. 나 역시 그런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아무리 어색한 집단도 분위기 메이커가 한 명 정도 있으면 금세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을 살면서 보았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분위기메이커가 되어 자기 주변의 분위기라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웃기라는 뜻이 아니다. 말 한마디라도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게 하면 된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아까 그 병원에서 내가 했던 언행으로 내 순서가 빨라졌거나 내가 우대를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또 오길 바랄 거다. 다음번에 가면 내 이름을 호명할 때 한 번 더 불러주거나 혹시 문 앞에 나와 찾아 줄 수도 있다. (실제 그렇긴 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곳에서 일한다. 자신의 능력이 지금 위치보다 높다고 믿으니까. 그러면서 불만이 가득하여, 자신의 꽃밭도 자갈밭으로 만든다. 아니다. 자신이 있는 곳이 실제 자갈밭이라도, 지금 자리에 감사하고, 어떻게 하면 꽃밭으로 만들지 생각해야 한다. 그럼 내 주변은 꽃밭이 될 거고, 나와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고, 내 위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을 체험하게 될 거다. 결과적으로 나의 희생이 아니라 상생이며 자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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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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