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고민톡] 경제력 있는데 돈 안 쓰는 결혼 상대 ′검소한 것vs싫다′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평소에 돈을 많이 아끼는 편인 줄은 알았지만, 매번 데이트할 때마다 식비를 비롯한 데이트 비용을 너무 아끼니까 이제 지긋지긋해요. 밥값은 결코 1인당 1만 원을 넘겨본 적이 없고 심지어 기념일에도 특별한 데이트 한번 꿈꾸지 못하네요. 비싼 선물을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거 한번 먹는 것에도 이렇게 나오니 너무 실망스러워요. 아끼는 것은 좋은데 저에 대한 마음까지 의심이 갑니다. 결혼까지 내다보고 있는데, 계속 만나는 게 맞을까요?"_서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커플, 30대 초반 여성 A씨

"남자친구가 제 첫 생일선물을 중고마켓에서 샀어요. 평소에 중고마켓에서 중고로 물건을 자주 이용하고 검소한 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생일에 남자친구에게 제법 비싼 립스틱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돈을 안 쓰는 남자친구였기에 상당히 감동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중고라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확인해보니 확실하게 중고마켓에서 구매를 했더군요. 남자친구 마음은 알지만 슬프기도 하고, 많이 실망했어요. 제가 너무 속물인가요?"_서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커플, 30대 중반 여성 B씨   

좋은 감정으로 교제 중이던 두 여성은 남자친구의 인색함에 고민하다 커뮤니티를 통해 고충을 털어놨다.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마음이 느껴지지 않나요", "좋게 말하면 검소한 거지만 안 좋게 말하면, 아깝다는 건데 섭섭함이 쌓여간다면 미래가 좋아보이진 않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사례의 고민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경제력이 있음에도 돈 쓰는데 인색한 이성을 바라보는 미혼남녀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남성은 '수용하겠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여성은 과반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재혼정보업체 온리-유가 공동으로 지난 14~19일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16(남녀 각각 258명)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경제력은 있는데 돈 쓰는데 인색한 이성은 결혼 상대로 어떻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비에나래 등에 따르면 '경제력은 있지만 돈 쓰는데 인색한 이성을 결혼 상대로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남성 52.3%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검소해서 좋다(남성 24.0%·여성 20.2%)거나 △건전해서 좋다(남 28.3%, 여 25.2%) 등이다.

반면 여성은 긍정적인 평가가 45.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여성 54.6%와 남성 47.7%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삶이 무미건조할 것 같아서 싫다(남성 26.4%·여성 29.1%)와 △돈의 노예 같아 싫다(남성 21.3%·여성 25.5%) 등의 평가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결혼을 준비 중인 남성들에게 돈은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여성에게 경제력이 있다면 비록 인색할지라도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 될 수 있다"며 "결혼을 통해 경제적으로 좀 더 윤택한 생활을 기대하는 여성들의 경우 돈에 인색한 남성은 결혼 상대로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돈 쓰는 데는 인색하지만 경제력이 있는 이성은 결혼 후 어떤 점에서 긍정적일까. 남성은 △마음이 든든하다(32.2%)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곤궁에 빠지지 않는다(25.2%) △꼭 쓸 때는 쓴다(21.7%) △돈을 쓰도록 조종할 수 있다(20.9%)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은 △꼭 쓸 때는 쓴다(34.1%)가 가장 앞섰고 △돈을 쓰도록 조종한다(26.0%) △곤궁에 빠지지 않는다(21.3%) △마음이 든든하다'(18.6%) 등으로 답변이 나왔다.

'경제력은 있는데 돈을 잘 쓰지 않는 이성은 결혼 후 경제력이 없는 것만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질문에 대해선 남녀 간에 의견차가 컸다. 남성은 △마음이 위축된다(34.9%)를, 여성은 △불성실할 수 있다(35.7%)를 각각 첫손에 꼽았다.

이어 남성은 △그림의 떡 같다(26.4%) △잘난 체한다(22.1%) △불성실할 수 있다(16.6%) 등의 순으로 꼽았고, 여성은 △잘난 체한다(28.3%) △그림의 떡 같다(20.2%) △마음이 위축된다(15.8%) 등의 순으로 답했다.

[저작권자ⓒ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