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7.8% "한국 사회, 여성폭력에 안전하지 않다"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국내 성인 여성 6명 중 1명은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명 중 1명은 데이트 폭력을, 40명 중 1명은 스토킹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성인 여성 7000명과 만 14∼18세 여자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근거해 처음으로 시행된 법정 실태조사이기도 하다.
정서적·신체적 폭력이 가장 많아
▲친밀한 관계에서 평생 폭력피해 경험과 유형[자료=여성가족부] |
전체 응답자 중 16.1%가 '과거 또는 현재의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신체적·성적·정서적·경제적 폭력 및 통제 피해를 한 번이라도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에게서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10.6%에 달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61.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적 폭력(52.5%) △성적 폭력(27.9%) △통제(21.8%) △경제적 폭력(10.5%) 순이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5%는 데이트 폭력을, 2.5%는 스토킹 피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장애 여성 가운데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22.2%로 비장애인 여성의 평균 15.9%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주 여성 가운데 피해를 경험한 비율(18.1%)도 비이주 여성(16.0%)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트 폭력 경험 5.0%
스토킹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주로
▲데이트 폭력 피해 경험과 유형[자료=여가부] |
데이트 폭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5.0%로 나타났으며, 신체적·성적 폭력 피해율은 3.5%다.
데이트 폭력 피해를 본 응답자들이 경험한 폭력 유형은 △성적 폭력이 4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체적 폭력 37.8% △정서적 폭력 36.4% △통제 26.1% △경제적 폭력 2.1% 순이었다.
스토킹 피해를 겪었다는 비율도 전체 응답자의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응답이 32.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과거 사귀었으나 피해 시점에서는 헤어졌던 사람(14.7%) △학교나 직장 구성원(13.5%) △친구(11.6%) △피해 당시 사귀고 있던 사람(10.4%) 순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행위 유형은 △주거·직장·학교 등의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62.4%로 가장 많았다.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47.2%) △우편·전화 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영상·문자 등을 보내는 행위(30.7%)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청소년 10명 중 8명 "온라인 그루밍 잘 몰라요"
여가부는 여자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했다. 여자 청소년 가운데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1대1 대화를 해본 비율은 70%(696명)에 달했다. 이중 347명은 성인 또는 연령 미상인 사람과 대화를 했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 중 251명은 일상 대화만을 나눴지만, 나머지 96명은 성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15.6%(54명)은 오프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상대방을 실제로 만났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자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온라인 성적 그루밍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 온라인에서 성인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적 목적의 대화를 시도하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도 9.1%에 그쳤다.
여성들 가운데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비율은 57.8%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 (16.3%) 보다 훨씬 높았다.
일상생활에서 여성 폭력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36.4%에 달했다. 여성 폭력 피해를 당했을 경우 가장 필요한 도움으로는 △접근금지 등 가해자로부터 보호(70.5%) △심리·정서적 지원(32.5%) 등을 꼽았다.
[저작권자ⓒ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