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70대 A씨는 최근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우울감과 불면에 시달리던 그는 딸의 권유로 상담실을 찾게 됐다. A씨는 “아내를 떠나보낸 뒤 마음이 허전하고 외롭다”라며 “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안쓰럽게 보는 것 같아 외출도 꺼려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나이에 자식이나 친구, 동료에게 힘들다고 하기도 머쓱해 감정을 늘 숨겼는데 상담사와 충분히 이야기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양천구에서 운영하는 건강힐링센터의 힐링상담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힐링상담실은 건강힐링센터 심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심층적 지원이 필요한 이용자를 전문가와 연계해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상담은 어떤 효과를 줄 수 있을까?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정을 정리하고 자신이 지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상담사의 정서적 지지에 힘을 얻고 우울감도 줄어든다. 상담을 지속하며 자존감이 회복되고 사고와 행동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정지윤 큰사랑심리상담소 대표는 “약물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면 심리상담 치료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사고를 유도한다”라고 설명했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감정 조절과 기분 개선에 큰 영향을 준다. 상담 치료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그에 따라 행동 변화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상담사는 내면을 지지해주는 ‘보조 자아’의 역할을 하며, 내담자가 건강한 사고와 행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존감이 회복되고, 마음이 한층 밝아지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도 지난 1일부터 '외로움안녕120'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외롭거나 사회적 고립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대화와 도움을 제공하는 원스톱 콜센터다. 24시간 365일 서비스가 제공되며, 다산콜센터(02-120) 전화 후 음성 안내에 따라 5번(외로움안녕)을 누르면 상담사와 연결된다.
전문 상담원 14명이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사람과 통화하며 욕구가 파악될 경우 복지서비스나 협업기관과 연계한다. 대화를 원하는 시민의 전화를 받아 가벼운 상담을 통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상담사 보호를 위해 폭언·욕설 등으로 상담을 이어가기 곤란할 때는 상담을 종료하고, 상담사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스트레스 관리 및 심리지원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상담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초상담을 통해 대상자 특성과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협업 기관 및 서비스를 연결해 준다.
또 통화 한 번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복합적인 욕구가 있는 시민에겐 동의를 구한 다음 고립예방센터 내 담당 사회복지사가 전화를 걸어 심층 상담 후 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 및 지원한다. 고립예방센터에 외로움 완화를 돕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원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추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치동행일자리 '외로움돌봄동행단' 20명도 추가로 배치한다.
시교육청은 초등학생들의 마음 돌봄을 위해 올해 공립 초등학교 21곳에 전문상담 기간제교사를 추가 배치했다. 시 교육청은 올해 학생수 1000명 내외의 대규모 학교, 지난해 전문상담인력 인건비 지원교 등 전문상담인력 지원이 긴급하게 필요한 학교를 대상으로 21개교를 선정, 전문상담 기간제 교사를 추가 배치한다고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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