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양천구에서 8개월 된 아이를 양육하는 A씨는 양가 부모님이 지방에 거주해 급할 때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 한두 시간 휴식은 고사하고 육아하다가 생긴 손목건초염을 치료하러 가기조차 어렵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겨도 주변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 늘 걱정스럽기만 하다.
서울시는 이런 양육자를 돕기 위해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 서비스는 양육자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적에 1시간 단위로 아이를 맡길 수 있다. 기존 어린이집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주중 낮에 운영되며, 월 최대 6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은 6개월부터 7세 이하의 취학 전 영유아다.
오는 4월 1일부터 추가 지정된 9개 어린이집을 포함해 총 17곳에서 운영하며, 연내 25개 전 자치구별 1곳으로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보육포털(https://iseoul.seoul.go.kr)에서 예약할 수 있고, 이용요금은 시간당 2000원이다. 시는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을 처음 이용하는 아동을 위해 4월 한 달간 2시간 무료 이용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36개월 이상 아이를 양육자라면 자녀를 서울형 키즈카페에 잠시 맡길 수 있다. 보호자와 동반이 어려운 아동을 위해 전문 돌봄 요원이 ‘놀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양육자가 잠시 아이를 마음 편하게 맡기고 간단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시와 자치구에서 설치·운영한다. 이용자 안전·위생·편의 등 시의 서울형 인증을 받은 시설이어야 한다. 2022년 종로구 구립 혜화동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13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시는 연내 2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형 키즈카페의 이용료는 2000~5000원 내외로 저렴하며, 2자녀 이상 다자녀 가족,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취약 계층은 무료다. 오는 4월부턴 서울시민이 아니더라도 서울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등 생활권자도 서울형 키즈카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단 서울 생활권자는 서울시민과 달리 다자녀 가족 이용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시는 예약 시스템 정비 등 준비 과정을 거쳐 4월 중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모가 퇴사를 고민하는 시기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무렵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아이 등교를 지원하는 ‘아침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맞벌이 가정의 아침 돌봄 공백을 해결하고 부모의 출근 부담을 덜어준다.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랑구에서 초등학생 남매를 양육하는 유성환 씨는 이 서비스를 이용해 부담을 덜었다. 유 씨가 출근 전 두 아이를 집 근처 키움센터에 데려다주면, 전담교사가 아이들에게 아침 간식을 제공하고 숙제와 준비물까지 확인해 준 뒤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까지 데려다준다. 하루 이용료는 2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처럼 서울시는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 서울형 키즈카페, 키움센터의 ‘아침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돌봄 공백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저출생 문제 해결과 양육 환경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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