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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어떤 얘기를 하려고 서론을 꺼냈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린 적은 없는가? 혹은 냉장고를 열었다가 무엇을 꺼내려고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문을 닫은 적은 없는가? 아니면 핸드폰을 막 찾다가 내 손안에 다소곳이 있는 핸드폰을 발견한 적은 없는가?
요사이 이런 일들이 나에게 왕왕 벌어지고 있다. 처음엔 이러다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이 됐다. 몸이 병들어서 침대에서 오랜 병상 생활을 하다가 죽고 싶지 않지만, 정신이 병들어서 나간 정신 기다리면서 살다가 죽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나이가 먹어도 기억력이 녹슬지 않고 총명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되지 않는가? 나는 고민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생각이 든다. 만약에 내가 나이를 계속 먹으면서 경험도 계속 쌓이고 만나는 사람도 계속 늘어나는데, 잊어버리지 않고 모든 걸 기억한다면 어떨까? 힘든 일, 괴로운 일, 불편했던 일, 미움과 분노가 일렁이던 시간이 망각되지 않고 계속 기억된다면 어떨까?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의 장점 중에 정말 좋은 장점이 있다. 그것은 안 좋은 일, 불편했던 일, 마음을 상하게 했던 사람은 별로 오래 기억하지 않고 잘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보통은 그날을 넘기지 않는 것 같다. 며칠 지나서 만나게 되면 속도 없이 손 흔들고 인사할 수 있는 것은 내게는 정말 축복이다. 너무도 예민한 내가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엄청 속상해하고 계속 잠 못 이루면서 고민하면 내 몸이 오래 견디지 못할 것 같으니까, 다 잊고 좋은 것만 생각하며 나의 삶을 맘껏 살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기억력은 안녕하신가? 나의 결론은 기억력은 어떤 면에서는 안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가족이나 친구의 얼굴을 잊을 정도로 기억력이 없으면 안 되겠지만. 좋은 것만 기억하시라. 좋은 추억만 생각하시라. 사랑하고 사랑받은 것만 간직하시라. 그러기에도 부족한 시간이고 우리네 인생 아닌가.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uniceuni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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