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대표 경험이 서울경제진흥원에서 도움돼"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이금재 기자]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은행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36세에 투자회사를 차렸고 IT와 바이오에 투자하다가 당시로는 생소한 콘텐츠 투자를 시작했다. 바이오 쪽에선 셀트리온 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콘텐츠와 미디어에 투자자로 명성을 쌓은 그는 아시아경제TV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블록체인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로 ’서울을 생각합니다. 또한 당신의 미래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의 경제 진흥을 위해 일하고 있다. 최근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한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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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사진=맘스커리어] |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경제진흥원 대표 김현우입니다. 저는 장기신용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외국계 은행인 HSBC에서 근무했습니다. IT 창업 붐이 일어날 때, 보스톤창업투자라는 벤처캐피탈(VC)을 창업해 대표이사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 셀트리온에 관해 비관적으로 전망이 있었지만, 당시 한국 VC 최초로 투자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괴물’ ‘해운대’ ‘신세계’ 등 영화 200편 이상에도 투자했습니다. 2017년엔 아시아경제 TV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제매체 최초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시황을 방송한 바 있습니다.
20여 년간 대표직을 맡으면서 다양한 업종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바이오, IT, 콘텐츠 등 여러 분야의 혁신을 경험했습니다. VC 대표로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창업 생태계의 구성원이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우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를 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의 비즈니스 밸류 체인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여러 산업의 트렌드 변화와 성장하는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 경험이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 서울경제진흥원에서 하는 일이 VC 업무 영역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콘, CES, 미래혁신단 신설, 뷰티본부 신설, DDP 비더비 개관, DDP 쇼룸 개관 등 공공분야에서 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고,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서울경제진흥원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모든 업무에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 현재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궁금합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서울시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 실행기관으로 1998년에 설립됐습니다. 서울의 시민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위한 ‘공공최고의 액셀러레이터’로서 창업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사업별로 총 7가지 핵심 업무를 통해 서울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첫째, 글로벌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투자 지원을 통해 서울시 창업 생태계를 혁신합니다. 둘째, 우수 제품 브랜드와 국내외 마케팅 지원을 통해 기업의 매출 증대를 도모합니다. 셋째,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포함해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인재 양성 및 고용 지원을 제공합니다. 넷째, 혁신 기술 개발과 지식재산권 확보를 통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합니다. 다섯째, 마곡·DMC·G밸리 등 주요 거점에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해 산업 거점을 활성화합니다. 여섯째, 서울콘을 비롯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콘텐츠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합니다. 마지막으로 IT 기술을 통한 혁신으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춘 뷰티 및 패션 산업을 육성합니다. 이처럼 서울경제진흥원은 서울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 SBA에서 마련한 2024 서울콘이 안타까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축소 운영됐습니다.
2024 서울콘은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3498개 팀이 참여해 뷰티·패션·콘텐츠·게임 등 서울의 창조산업을 알리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박람회입니다. 2024 서울콘은 2024년 12월 28일부터 2025년 1월 1일까지 4일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축소 운영됐습니다. 서울콘X월드케이팝 페스티벌&카운트다운, 인플루언서 네트워킹 파티 등 중요 행사는 모두 취소했고, K-뷰티부스트, 라이브커머스는 중소기업의 매출과 직결된 행사인 만큼 차분하게 진행했습니다.
- 일정의 절반가량 진행됐으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2024 서울콘은 일정의 절반만 진행됐음에도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습니다. 재작년에 첫 행사를 열 때만 해도 서울콘이 자리 잡는 데 5년은 걸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데 2년 만에 충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콘은 이제 국제급 행사로 거듭났으며, 3년 차인 2025년 행사는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2024 서울콘엔 세계 1위 유튜버인 미스터비스트가 방문객을 위해 초콜릿 2만 개를 보내왔고,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 10개 구단도 모두 참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가 강력한 게임·뷰티·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분야가 어우러진 행사로 거듭났습니다.
서울콘의 본질은 K-뷰티와 패션을 통해 서울이 매력적인 도시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화장품을 넘어 한국산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구매하는 계기를 만드는 행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 K-뷰티부스트 행사에선 뷰티 인플루언서 약 1300팀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방문한 외국인 약 1600명이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를 체험했습니다.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누리라운지' 앱에 기록된 크리에이터의 구독자 수 총합은 1억 명 이상이며, 행사와 관련해 생산된 K-뷰티 콘텐츠는 1000개 이상으로, 1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이브커머스는 현장에서 18억 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로 인해 얼마 전 알리바바(타오바오 글로벌)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DDP 쇼룸에서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행사에는 연간 30여 명의 왕홍이 참여해 약 9억 명의 중국 소비자가 이용하는 타오바오 플랫폼을 통해 한국의 K-패션 브랜드 제품을 실시간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타오바오에서 연간 홍보비 약 6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런웨이 투 서울은 일반적인 패션쇼와 달리 K-팝과 K-댄스를 결합하여 볼거리가 있는 행사로 기획되었습니다. 지난해 런웨이 투 서울의 이미지가 포브스(Forbes) 1면을 장식했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올해 행사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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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와 함께[사진=맘스커리어] |
- 서울경제진흥원은 소외계층과 취약계층 대상으로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해 SBA 동행프로그램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시 경제진흥과 관련된 기업 지원을 주로 하는 기관으로 알려졌지만, 소외계층을 보듬는 역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3년에 ‘약자와의 동행 특별시’를 선포하며 약자동행을 최우선 과제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SBA는 서울시 산하기관 중 유일하게 ‘동행팀’을 신설해 시정정책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동행팀은 SBA의 강점인 풍부한 기업 풀을 활용해 민간과 공공의 상호자원을 연계한 사회적 약자 지원을 통해 상생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곳곳에 다양한 소외 및 취약계층이 존재하며, 이들을 돕고 싶은 시민·기업이 많지만 접근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SBA 동행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자원을 발굴해 이들을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청각장애인의 자신감 회복 및 재활 지원을 위한 연극배우 활동, 교육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인재양성 프로젝트, 그리고 매월 1회 협력기관 및 기업, SBA 임직원이 함께하는 무료급식 봉사활동 등을 기획해 운영했습니다. 그 결과 총 26건의 동행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사회적 약자 약 3000명이 지원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경제적 수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에 집중한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동행사업을 일자리 동행, CSR 동행으로 체계화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사회공헌 수요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업의 CSR 역량과 사회적 요구를 효율적으로 매칭해 다양한 민관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동행가치 확산 및 환류를 위한 동행커뮤니티를 출범해 동행 참여 기관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모델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여성 일자리 동행사업을 통해 경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출산이나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 경력이 부족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여성을 위한 직무교육과 인턴십 프로그램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SBA는 삶이 절박하고 간절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동행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앞으로도 보살핌과 돌봄이 필요한 다양한 계층에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적 약자 관련 역량과 자원을 가진 여러 기업과 기관을 발굴해 그 뜻을 함께 실행하겠습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맘스커리어 / 이금재 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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