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현대 공존 속 가족과 감사의 의미 되새겨
[맘스커리어 = 최영하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돌아왔다. 예부터 ‘한가위’로 불리며 가을 한가운데를 뜻하는 이날은 곡식이 무르익는 시기에 조상에게 감사하고 가족 간 정을 나누는 날로 자리매김해 왔다.
추석의 기원은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는 신라가 8월 보름을 맞아 궁중에서 길쌈 내기와 잔치를 벌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지역마다 이어져 오던 수확 감사제가 통합·발전하면서 오늘날의 추석 형태로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가위’라는 명칭 역시 ‘가을의 한가운데 큰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아침이면 전국의 가정에서는 조상에게 감사하는 차례상이 차려진다. 햅쌀과 햇과일, 송편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한 해 농사의 결실과 정성을 함께 올린다는 상징에서 비롯된다. 가족들은 차례를 마친 뒤 선영을 찾아 벌초와 성묘를 하며 한 해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한다.
풍성한 음식과 다양한 풍습도 추석의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대표적으로 송편 빚기, 전통 놀이 등이 있다. 송편은 콩·깨·밤 등을 속에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는데, 송편을 고운 모양으로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이 전해질 정도로 가족 간 웃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강강술래, 윷놀이, 연날리기 등 전통 놀이는 명절 분위기를 더욱 살린다.
현대의 추석 풍경은 전통과 변화를 함께 담고 있다. 명절 음식 간소화, 온라인 차례·영상통화 성묘 등 새로운 모습이 확산되는 한편, 고향을 찾는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 고속도로와 철도역은 귀성·귀경 인파로 붐비지만, 이는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한국인의 변함없는 명절 문화를 보여준다.
지역 경제와의 연결도 눈에 띈다. 각 지방의 특산물과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농어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며 명절을 통해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는 모습이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추석이 단순한 휴일을 넘어 ‘감사’와 ‘연결’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추석은 조상과 자연, 가족과 사회에 대한 감사가 결합된 날이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명절 문화를 통해 공동체적 유대감이 강화되고 있는 모습니다.
추석을 앞둔 시민들도 기대와 설렘을 감추지 않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35세) 씨는 “명절마다 고향집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성묘를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교통체증이 힘들어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명절을 둘러싼 모습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하고 있지만, 추석의 본질은 여전히 ‘함께’에 있다. 조상에게, 자연에게, 가족과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는 그 순간이 바로 추석의 힘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이 명절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지켜야 할 공동체적 가치와 따뜻한 정(情)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맘스커리어 / 최영하 기자 yhchoi@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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